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심각한 구타나 성적 학대 등 가정내 폭력을 당한 외국 여성에게 미국으로 망명하는 길을 열어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미 정부는 망명 허용 요건으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이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가 이런 여성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기를 꺼렸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42세의 멕시코 여성이 망명 요청 사건과 관련해 이민 항소법원에 지난 4월 제출한 서류에서 이 여성의 즉각적인 망명 허용을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가정폭력을 경험한 외국 여성들에게 망명할 자격이 있음을 밝혔다.
미 정부가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4월이지만 이 여성이 사건 관련 서류가 NYT에 공개되는 것에 최근에야 승낙해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미 정부는 이와 함께 폭력 피해 여성의 망명 허용 기준도 제시했다.
피해 여성이 망명을 하려면 가해자로부터 종속적이면서 사유물 이상의 취급을 받지 못하고 가정 폭력이 해당 국가에서 폭넓게 용인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하며, 자신을 보호해 줄 국내외 기관을 찾을 수 없는 사정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와 관련, 이 멕시코 여성은 남편으로부터 성폭력과 감금을 당하고 임신을 했을 때 불로 태우려하는 등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망명 신청을 했다.
그러나 부시 전 행정부의 법률가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남편의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이 미국의 망명 관련 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해왔었다.
신문은 미 정부가 망명에 조건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망명을 원하는 가정 폭력 피해 여성들에게는 지난 96년 과테말라 출신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망명신청 사건으로 촉발된 망명 허용 논란이 시작된 지 13년만에 정부가 분명한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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