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놓을 수 없는 미국의 신년맞이 이벤트 가운데 하나가 대학 풋볼의 보울 경기이다. 미국인들은 새해 첫날을 보울 경기 관람으로 시작한다. 대학 풋볼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보울 경기도 갈수록 늘어 2008년 말부터 금년 초까지 벌어졌거나 벌어질 각종 보울 경기는 무려 34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메이저 보울’로 일컬어지는 BCS 챔피언십 결정전, 로즈 보울, 오렌지 보울, 피에스타 보울, 슈가 보울 등 5개 경기는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잇달아 벌어진다.
대학 보울 경기의 원조는 매년 1월1일 패사디나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는 로즈 퍼레이드가 끝난 직후 열리는 로즈 보울이다. 이 경기는 로즈 퍼레이드 홍보를 위해 시작된 것으로 로즈 보울이라는 이름으로 첫 경기가 치러진 것은 지난 1923년이었다. 로즈 보울이 성공을 거두자 1935년 마이애미에서 오렌지 보울이 시작됐고 뒤이어 이런 저런 보울들이 속속 생겨났다.
대학 보울의 폭발적 증가는 TV의 보급과 맞불려 있다. 수많은 미국 가정들은 보울 경기 시청으로 새해 첫날을 시작하며 메이저 보울 경기 출전 대학들에는 1,000만달러가 훨씬 넘는 엄청난 액수의 출전료가 지급된다. 보울 경기들을 통해 대학 풋볼은 거대한 스포츠 산업으로 성장했다.
보울의 원조인 로즈 보울 올 경기에서는 팩텐 챔피언인 USC와 빅텐 챔피언인 펜스테이트가 맞붙는다. 로즈 보울과 관련해 다시 한번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펜스테이트의 조 퍼티노 감독이다.
퍼티노 감독은 올 82세이다. 그는 현역임에도 대학 풋볼에서는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인물이다. 명문 브라운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1950년 보조 코치로 펜스테이트에 몸담은 퍼티노는 1966년 감독직에 오른 후 42년째 한 팀을 이끌어 오고 있다.
펜스테이트 감독으로서 그가 올린 기록은 눈부시다. 통산 383승으로 메이저대학 감독으로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펜스테이트를 여러 차례 전국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현역임에도 이미 지난 2007년 대학 풋볼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됐을 정도이다.
그러나 퍼티노 감독의 진가는 풋볼 필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진정한 스승 같은 존재이다. 명문대 출신답게 선수들에게 교육과 인성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펜스테이트 선수들은 풋볼을 잘할 뿐만 아니라 졸업율도 다른 대학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한마디로 퍼티노는 풋볼 감독이자 교육자이다. “명예롭지 못한 성공은 양념을 하지 않은 요리와 같아서 배고픔은 면하게 해 주지만 맛은 없다”는 말은 퍼티노 감독이 한 것으로 요즘도 자주 인용되는 명문구이다.
필드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며 선수들을 지도하다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경기장 부스에 앉아 경기를 지휘해야 하는 퍼티노이지만 열정은 그대로이다. 펜스테이트는 최근 퍼티노 감독과 3년 더 계약을 연장했다. 85세까지 지도자 생활을 보장받은 것이다. 82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정을 지닌 퍼티노 감독을 보고 있노라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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