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급등에 ‘에너지 생산국’ 美 충격 흡수, 피난처로
▶ 한국 등 수입국 부담…펀더멘털 지적도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던 투자자금이 이란 전쟁 여파에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2월 말 전쟁 발발 후 해외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됐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MSCI 지수는 약 10% 하락한 반면 미국 지수는 5.4% 떨어지는 데 그쳤다. 독일 DAX 지수와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도 각각 11%, 9.3% 하락했다.
한국 증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7.41%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은 유가 급등 영향이 컸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 충격을 상대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견조한 기업 실적과 맞물리며 미 자산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피난처'로 재부각되고 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국들은 비용 부담 확대와 함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구조에 놓여있다.
전쟁 이전엔 상황이 달랐다. 유럽과 아시아는 재정 지출 확대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인공지능(AI) 관련주 과열 우려를 피할 대안 투자처로도 주목받았다.
이에 작년 한해 글로벌 MSCI 지수는 29% 급등하며 미 주가 상승률(16%)을 크게 앞질렀다. 2009년 이후 가장 큰 차이였다.
특히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코스피 상승률은 75.6%로,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앤젤레스 투자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클 로젠은 WSJ에 올해 초 유럽 및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했지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투자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현재 매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며, 이번 사태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플리파이 자산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클 그린은 한국을 예로 들며 애초 해외 증시 강세를 정당화할 만한 펀더멘털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린은 한국이 천연가스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북한과 접해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미국 우위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 주식의 주요 지지 요인 중 하나였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 미국 기업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데다, 여전한 AI 관련 불안감에 사모신용대출 시장 부실 우려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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