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동차를 처음 만든 사람은 독일의 칼 벤츠다. 1883년 벤츠 자동차 회사를 차린 그는 1885년 첫 개솔린 엔진을 단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 회사는 나중에 다임러 사와 합쳐져 다임러 벤츠사의 모체가 된다.
그러나 대량 생산을 통해 자동차를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만든 사람은 헨리 포드다. 1902년 랜섬 올즈가 차린 올즈모빌 자동차 회사의 대량생산 기법을 눈여겨본 포드는 이를 발전시켜 15분마다 차 한 대씩 생산해내는 설비를 개발해 내고 보통 노동자 4개월 치 월급이면 살 수 있는 싼 가격으로 모델 T를 출하해 자동차를 ‘미국인의 신발’로 만들었다. 1920년대의 호황이나 미국이 세계 최대의 공업국가로 성장할 수 있게 된 데는 자동차 산업의 역할이 컸다.
포드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과감한 경영 혁신과 신차 개발로 미국 자동차 시장을 휘어잡은 GM은 한때 미국은 물론 세계 최대 기업이었다. 그 GM이 지금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릭 웨거너 회장은 연방 의회에 나가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파산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미 경제 전반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읍소했다.
그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파산 신청을 했다 조직을 개편해 다시 살아난 항공사들과는 달리 자동차 회사는 한번 파산하면 폐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번 타고 마는 비행기와는 달리 리세일 밸류와 워런티, 이미지가 주요 고려 대상인 자동차의 경우 다른 차도 많은데 굳이 파산한 회사 차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때 미국의 상징이었던 GM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고 방만한 경영을 해 온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 수년간 미 자동차 회사의 이윤은 대부분 대형 SUV와 트럭에서 나왔다. 석유를 아끼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개발하라는 주위의 조언은 무시됐다.
기름 값이 싸고 경기가 좋았을 때 먹히던 이 전략은 유가가 폭등하고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목을 죄는 사슬로 변했다. 거기다 은퇴 노동자들의 의료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노조와의 계약이 수익 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GM의 경우 전체 자동차 생산비용 가운데 종업원 의료 비용이 철강 비용보다 더 든다. 자동차 회사인지 의료 회사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일본 등 수입차에 비해 떨어지는 잦은 고장과 애프터서비스도 문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공화당은 물론 일부 민주당 의원들마저 구제 금융에 반대하고 있다. 지금은 250억달러를 요구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란 얘기다. 도요타, 현대, 벤츠 공장 등이 들어와 있는 남부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왜 이들처럼 낮은 비용에 좋은 차를 만들지 못 하느냐”며 오히려 미국 차 회사들을 야단치고 있다.
슘페터의 말처럼 시장은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 곳이다.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문 닫고 만족시키는 회사는 번창하는 것이 순리다. GM은 파산을 통해 작더라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정부를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옳은 길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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