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TSA 지원” 지시
▶ DHS 예산 교착 인력난에
▶ 보안 검색 3~4시간 지연
▶ “이민 단속 확대” 압박

미국 내 최대 공항인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지난 20일 TSA 보안검색대 앞에 줄을 늘어선 탑승객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로이터]
LA 국제공항(LAX)를 비롯한 미국 전역 공항의 보안 검색대기 시간이 수시간에 달하는 혼잡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공항에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국토안보부 예산 교착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긴급 대응이지만, 안전성과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23일부터 ICE 요원들이 공항에서 교통보안청(TSA) 직원들을 지원할 것”이라며 강행 방침을 밝혔다. 그는 예산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항 혼잡의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이번 조치는 ‘국경 차르’로 불리는 톰 호먼이 총괄 지휘를 맡는다. 호먼은 언론 인터뷰에서 “ICE는 X레이 검색 등 전문 영역에는 관여하지 않고, 출입구 통제나 신원 확인 등 보조 업무를 맡아 TSA 인력을 핵심 보안 검색에 집중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 시간이 3시간 이상인 대형 공항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 공항들은 국토안보부 예산 지연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국토안보부 예산이 제때 통과되지 않으면서 TSA 직원들이 무급 상태로 근무하거나 병가·사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었고, 그 여파로 보안 검색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백만 명의 여행객들이 장시간 대기를 겪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ICE 투입이 이러한 혼란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항 출입구 감시나 승객 통제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ICE가 맡으면 TSA 인력을 검색 라인에 재배치할 수 있어 전체 처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일부 공화당 인사들도 “군중 관리 차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제한적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노동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방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 의원은 “훈련되지 않은 ICE 요원을 공항에 투입하는 것은 혼란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이번 조치를 예산 협상 압박 수단으로 규정했다. 또한 이민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논란을 언급하며 ICE의 역할 확대에 우려를 나타냈다.
TSA 직원 노조 역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연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ICE 요원은 항공 보안에 필요한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이를 대체하는 것은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TSA 요원들은 폭발물과 무기 탐지 등 고도의 훈련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협상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공화·민주 양당은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포함될 이민 단속 규정, 특히 영장 의무화와 요원 신원 노출 문제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연방상원 공화당 대표인 존 튠 의원은 “일부 진전이 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ICE 투입이 단기적으로는 혼잡 완화에 일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인력 부족과 예산 공백이 지속되는 한 공항 운영 차질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며, 보안과 이민 단속 기능의 경계가 모호해질 경우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공항 혼잡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이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맞물린 결과로, 향후 예산 협상 결과와 실제 현장 운영 성과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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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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