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후보 대부분 “일정 안맞아” 핑계
흑인·히스패닉 행사에 불참
민주당 후보 전원참석과 대조적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소수계 토론회 참여를 대부분 거절하는 등 소수계 유권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흑인 토크쇼 진행자 태비스 스마일리가 사회를 보는 ‘올 아메리칸 대통령 토론회’가 오는 9월27일 볼티모어 소재 모건 주립대학에서 열려 PBS에 중계될 예정이나 초청된 주요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모두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대부분의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지난 6월 하워드 대학에서 열린 비슷한 토론회에 참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히스패닉 TV방송국 유니비전이 주최하는 토론회도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력 후보들이 스케줄 마찰을 들어 초청을 거절해 일정이 연기되어야 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 대선 토론회는 선두주자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지난 9일 유니비전에서 스패니시로 중계됐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미트 롬니 전 매서추세츠 주지사, 매케인 상원의원 등은 그 외 전국 라티노선출공직자협회(NALEO) 주최 행사와 전국 도시연맹(NUL) 주최 행사 등도 줄줄이 거절, 소수계 표심이 더욱 침식될 것을 우려하는 일부 공화당 지도자들이 불참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토론회 일정이 수개월 전부터 잡혀 있기 때문에 다른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한다는 해명은 구실에 불과하다며 “공화당 후보들이 시종일관하게 흑인 및 히스패닉 청중 앞에 서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경고했다. 켄 멜먼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도 “공화당 후보들이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에 진정한 선택을 제시할 이 기회에 대해 다시 재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멜먼은 RNC 위원장 시절 2005 ~2006년 선거에서 소수계 유권자들을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흑인 후보를 물색하는데 노력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히스패닉 표밭을 공략, 2004년 재선 당시 히스패닉으로부터 40%의 지지율을 받았는데 이민개혁안을 둘러싼 반이민 정서로 히스패닉 표심이 공화당으로부터 더욱 멀어져가고 있다고 공화당 전략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모건 주립대 토론회의 진행자 스마일리는 “유색인종을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불참하는 후보들의 명패를 강단 자리에 세운 채 토론회를 예정대로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후보의 선거고문은 “분명히 야유를 받게 될 자리에 가서 얻을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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