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한미노인봉사회 회원들이 서울곰탕 제공 어버이날 맞이 정성곰탕을 들고 있다. 맨앞줄 오른쪽부터 양성덕 회장, 수자나 윌리엄스 영어강사, 유진성 전 회장.
서울곰탕 여사장, 어머니그리움 담아 4일낮 알뜰대접
안돌아가는 혀를 굴려가며 한토막이라도 더 익히려는 노인들의 만학열기로 이스트베이한미노인봉사회(회장 양성덕) 강당에는 은근히 김이 올랐다. 서른명쯤 되는 회원들이 막내딸 혹은 맏손녀 같은 수자나 윌리엄스 강사로부터 영어수업을 받은지 한시간반쯤 지난 4일 오전 11시30분쯤.
강당뒤켠 주방에서 더욱 진한 김이 피어올랐다. 오클랜드 서울곰탕 김강남 사장이 팔팔 끊여 막 가져온 곰탕 100인분을 직원 2명과 함께 주방으로 들여놓았다. 얇게 썬 고기, 김치깍두기, 사리, 파 등 곰탕에 곁들일 먹거리들도 소담스럽게 담아 주방 식탁위에 얹혀졌다.
12시 정각. 사돈네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시간맞춰 돌아온 양성덕 회장이 뛰다시피 강당에 들어설 즈음, 영어수업이 끝나고 정 듬뿍 사랑 가득 점심시간. 60여명의 회원들은 책상을 밥상삼아 곰탕을 들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자기(김 사장)가 자진해서 해준다고 그러는데 어찌나 고마운지 말이여…” 양 회장은 입맛을 다시면서 거의 맨 나중에 한 뚝배기 받아들었다. 김 사장 덕분에 밥만 준비하고 이날 ‘공일 같은 당번’을 본 주방장 배계연 할머니도 “며느리같고 딸같은데 참 고맙고 감사하고…”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윌리엄스 강사도 이날 곰탕의 뜻을 듣고는 “정말 멋진 일”이라며 선뜻 숟가락을 집었다.
정작 김 사장은 쑥스럽다며 고맙단 박수조차 사양한 채 떠난 뒤였다. 재작년 이민오면서 서울곰탕을 이어받은 김 사장은 “그 전 해에 돌아가신 어머님을 모신다는 정성으로” 지난해 이맘때도 이스트베이 어느교회 어르신들에게 곰탕점심을 대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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