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선<자영업>
오랜만에 L.A에 다녀왔다. 하루만에 다녀온지라 잠시 꿈을 꾼듯한 시간들이었지만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바라보며 복잡했던 생각들을 정리할수 있었다. 또한 황량한 땅을 비집고 나오려는 새싹들의 몸부림으로 인해 설레임도 가졌다. 지난 가을에는 갑작스런 문상으로 인해 울적하고 답답하기만 했던 여정길이었는데, 기분전환겸 여러지인들과 동행길에 오르고 보니 신도 나고 무엇보다 든든하였다. 내게 있어 L.A.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이 없다. 고국을 떠나와서 처음으로 둥지를 틀었던 곳이기에 그만큼 시행착오와 서러움도 많았었지만 그렇기에 정이 들었고, 7년의 세월동안 만난 아이들의 친구들과 나의 벗들이 있기에 정겨운 곳이 되었다. 4살, 6살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항을 내렸을 때만 해도 이렇게 미국에서 뿌리내리고 살줄 몰랐었는데 정말이지 10 년의 세월이 눈깜빡할 사이에 흘러가 버렸다 .
일찍 출발은 하였지만, 중간의 아침식사와 두대의 차가 같이 움직여야 했기에 쉬엄쉬엄 왔는데도 비교적 일찍 도착하였다. 우리의 일정중 하나가 ‘맛있는 음식먹기’ 였는데 제시간인 점심시간에 맞춘 것이었다. 작년하고 또 다른듯한 한인타운을 관통하면서 마치 서울구경온 시골사람들같이 이구동성으로 감탄하며 정신없어 하였다. 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맛있는 식당이 어딘지 먼저 자문을 구하였다. 몇군데 소개받은 곳들은 최근에 생긴 것들인지 생소하였지만 이름이 마음에 든다며 우리는 ‘대감집’ 이라는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식당은 만원이었다. 배는 고파오고 빠듯한 일정으로 지체할 시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맛이 궁금하여 우리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이러니 비즈니스를 하려면 L.A 에서 해야 한다’는 일행의 말에 동감하면서… 음식 이야기로 흘러버렸지만 정말 맛들이 좋았다. 특히 넓은 돌판위의 해물 돌솥밥은 추천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일품이었다. 서로가 시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저녁은 어디서 먹을까’ 행복한 고민도 하였다. 여기 저기 구경시켜주는 남편,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생필품들을 사는 아낙네들, 마치 오랜만에 장터에 나온듯한 그 모습들이었다.
기필코 저녁까지 먹고 출발하느라 새벽녘에 도착하긴 했지만 몸의 에너지가 재충전된 듯 상쾌하였다. 함께했던 분들이 고마웠고, 기분전환을 위해 우겼던 남편이 고마웠다. 이제 새로운 힘을 얻었으니 또 열심히 살아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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