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도 서울과 3억 인구를 가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간의 자매도시 협정식 자리에 참석했다. 남한 약 100배의 큰 땅 미국, 그 수도 워싱턴 지역은 우리 한국과 비슷한 4계절의 기후를 갖고 있다. 초대 워싱턴 대통령이 필라델피아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였지만 지리, 토목학을 배워서인지 자기 고향인 이곳 워싱턴 지역으로 수도를 옮긴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역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20여년 전 내가 다녔던 서울의 대기업 회장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국회의사당을 지나자 “미스터 정, 저 건물 안의 상하원 의원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 약소국은 장사해먹기 어렵다”며 걱정이라고 했다. 양당제도의 나라 미국, 자기 지역구의 주민 의견에서부터 나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스탭들과 엄청난 연구를 한다. 협상테이블에서는 소위 채찍과 당근을 사용하면서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세계은행, 세계무역위원회, 연방준비은행 등이 이웃한 연방 정부기관들, 국무, 상무, 재무, 국방부 등과 일사분란한 협조체계를 유지해나가는 듯 느껴진다.
10여년 전 초대 민선 조순 서울시장 때 당시 DC 배리 시장이 자매도시 협의차 한인 몇 명과 서울시청에 갔다. 시장 되기 전 조순 씨는 DC 시내 국제경제연구소(IIE) 석좌교수로 1년 와있었다. 그는 장기집권한 배리 씨를 이미 알고 있었고 마약문제에 연루되었다는 내용도 알고 있었다. 조 시장은 일언지하에 배리 시장의 자매결연 얘기를 거절해버렸다.
자매결연식장에서 아태담당국장이 된 중국계 그레그 첸을 만났다. 1999년 워싱턴 비즈니스 창립총회 때 후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는 첸이 초청한 10여 명의 중국계 미국인이 참석했다.
DC 지역 안에 중국인들은 차이나타운을 세우고 인근의 집을 산 후 1층은 식당이나 가게로 쓰고 지하는 가게를 위한 창고로, 2, 3층은 거실로 사용한다고 얘기 듣고 있다. 우리 한인들은 DC 내에서 장사만 하고 거주하는 곳은 95% 이상이 버지니아나 메릴랜드이다. 나도 과거 1년 이상 사우스이스트에서 흑인들과 싸워가며 일해본 경험이 있다. 나는 DC 지역에서 영업하시는 우리 한인분들에게 DC에 집 사서 살아라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다. 문득 ‘상도’ 소설을 쓴 최인호 씨의 글 중 “저울의 추와 같이 평형을 이루라”는 글이 떠올랐다.
앤소니 윌리엄스 DC 시장은 인사말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양 도시가 서로 배우고 이해하려면 도서관시설과 도서를 상호교환하면서 서로를 공부하자고 제의했다. 그의 임기는 금년 9월에 끝난다. 서울 시장도 5월말이면 다시 뽑는다. 누가 다음 시장이 되든 서울시내 한적한 공간에 한국과 미국을 연결할 수 있는 한미도서관 건물추진을 제안하고 싶다.
수십 년 동안 백인이 빠져나간 후 DC 시장자리와 그 밑의 보좌관, 직원자리는 흑인이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그들도 우리 한인들의 생활상태를 꿰뚫어 보고 있다.
자매결연식장에서 Korea는 DC 지역에서 무엇이며, 지금 우리는 어디쯤 위치에 서 있느냐 느껴보았다. 아침 도서관으로 오다가 “Are you ready for tomorrow?” 하는 아나운서의 소리를 들었다. 조용히 글쓰고 있는데도 그 백인여성의 목소리가 너무 깨끗하게 귓전에 울려오고 있다.
정상대 <훼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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