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생각
▶ 실비아 패튼 <한미여성회총연합회회장>
국제결혼여성, 혼혈인, 다문화가족, 국제가족, 이중문화가정, 우리가족을 일컬어 부르는 이름도 무척 다양하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우리도 한국인의 핏줄을 이어받은 단일민족이 아닌 국제화 시대에 더불어 사는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하인스의 활발한 활약과 성공이 있기에는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이 있었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세계 어디든지 다를 리 없겠지만 강인한 인내를 가진 한인여성들의 자식 사랑하는 지극한 정성 하나만은 어느 나라도 따라갈 수 없다. 더구나 흑인 혼혈인 어린 하인스와 차가운 한국인들의 시선 속에서 한국에서 살아왔을 때를 돌아보면 지금의 그는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서있게 만든 어머니의 사랑과 멜로디가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수퍼 보울에서 MVP(Most Valuable Player)를 따낸 자랑스런 한국인의 어머니를 둔 하인스 워드, 수퍼 보울 경기를 지켜보며 최고의 선수에 올라선 아들을 보면서 그의 어머니는 얼마나 울었을까? 나의 모든 것을 걸었던 아들 그 아들이 세계가 지켜보는 수퍼 보울에서 우승컵을 안았을 때 엄마 마음은 어땠을까?
이혼과 더불어 아들을 빼앗기고 아들을 찾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며 아들이 8살이 되던 해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아들과 살게되었던 엄마. 동양인의 얼굴에 눈이 작은 엄마를 처음에는 부끄러워했지만, 일평생을 하인스 하나만을 위하여 뼈를 깎는 고생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았던 엄마, 그 엄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며 평생을 갚아도 절대 어머니의 사랑을 갚을 수 없다는 하인스. 그가 한국계 혼혈인 것이 이처럼 자랑스럽고 가슴이 뿌듯할 수가 없었다. 그 어머니 역시 국제결혼여성이라는 한국인들의 색안경 속에 아픔을 당했고, 한국인들의 멸시 속에 살았었다. 그렇게 훌륭한 아들을 길러내 주신 어머니 또한 자랑스런 한국의 딸이다.
풋볼선수들의 최고의 무대인 수퍼 보울에서 MVP를 받은 하인스 워드, 나의 남편을 비롯하여 많은 미국인들이 그가 한국계 혼혈임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한국을 알리는 대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낸 것이다. 국제결혼여성, 그리고 혼혈인 이라고 손가락질하던 많은 사람들, 이제는 그들을 다른 눈으로 보고 있다. 그들을 국제화시대의 외교관으로 내가 살고있는 이 나라의 주인으로 보게 되는 날이 머지않아 있을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 온 후에도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혼혈인도 있지만, 피나는 노력을 하며 많은 혼혈인들이 성공하여 잘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겐 남다른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 있다. 우리 미국에 사는, 아니 전세계 한국인들은 그 아픔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할 것이다.
편견과 멸시와 냉대 속에서 자란 혼혈인들, 이민 온 그들에게 아버지 나라에서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자는 법안이 미국 의회에 상정이 되어 있다. 하인스가 과연 그들과 한마음이 되어 혼혈인 법안이 통과되도록 힘을 실어줄 지는 아직 모르지만 하인스에게 부탁하고싶다. 당신보다 더 아픔을 당한 당신의 형제들을 당신과 같은 혼혈인인 그들을 도와달라고.
일요일밤 모든 국제결혼여성들과 혼혈인들은 아마 잠을 설쳤을 것이다. 나 역시 기분 좋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고 가슴속에는 뜨거운 무엇이 뭉클했고, 목구멍은 오랫동안 아팠었다. 그리고 하인스가 한국계 혼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하인스에게 혼혈인 시민권 자동부여법안 이 미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힘을 실어달라고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실비아 패튼 <한미여성회총연합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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