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오 헨리(O. Henry)의 ‘마지막 잎새’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랑과 지혜를 가르쳐 준다. 함께 그림 공부를 하던 수와 제인이 있었다. 그러나 존시는 병이 들고 만다. 친구 수는 존시의 병을 고치기 위해 나무에 마지막으로 매어 달려 있는 잎새를 보고 절망하는 친구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노인화가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한다. 노인화가 베르만은 병든 친구를 위해 한 개의 잎새가 나무에 달려 있는 그림을 그렸다. 존시는 그 한 개의 나뭇잎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용기와 희망을 갖는다. 존시를 살린 것은 매어 달린 잎이 아닌 매단 잎이었다. 물론 매단 잎은 화가 베르만 화가가 그린 그림 잎이었다. 매어 달린 잎은 언젠가는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그린 그림이라도 매달았기에 사람을 살린 것이다.
사랑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좋아해서 만나고, 살고 싶어서 결혼하고, 행복해서 가정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고, 억지로 하는 것이다. 사람의 관계도 매어 달려서 함께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애원하고, 노력해서 매어 달린다 하여도 언젠가는 나뭇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듯 시들해지고, 식어지게 된다. 춘향이가 변 사또에게 수청을 거절한 것은 살기 위해 매어 달리는 삶이 싫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매어 주는 것이다. 매어 달리는 것은 한편으로는 추해 보일 때가 있다. 순수함이 없고, 의도와 목적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어느 곳이든지 서로 묶어주고 매어주는 힘이 있어야 한다. 서로 묶여지거나 매어 달려서는 안 된다. 사자들이 먹이를 사냥할 때 혼자서 사냥하다가 혼자서 되지 않을 때는 사자떼들이 여기저기서 몰려든다. 그래서 한 마리의 먹이를 위해서 자연스럽게 달려든다. 이들은 서로 매여 있는 끈끈한 힘이 있다. 그래서 사자는 그 어느 동물도 무시 못하는 동물의 왕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들판에 얼룩말이든, 사슴이든 그렇게 많은데 사자가 달려들면 자기만 도망가려고 하지 함께 모여서 사자를 대항하지 않는다. 그래서 잡히고, 또 잡혀 먹게 되어 있다. 아무리 모여 있는 수가 많아도 그것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다. 서로 매여 달려있을 뿐 자신이 남을 위해 매달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한국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 이미 끝까지 달려온 연구의 길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과학은 잘 모르지만 일어나는 정황으로 보아서 연구나 아니면 사람의 관계에서 기본 설정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고 싶다. 연구는 연구 자체에 목적을 가져야 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우정과 애정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연구가 자기의 처세를 위한다면 그 연구는 순수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서로 돕는 것도 목적보다 다른 것에 더 비중을 두었다면 과학에 매달린 것이 아닌 다른 것에 매어 달린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경은 말씀한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입은 부름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에베소서4:1-2)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억지로 매어 달려 죽고 싶지 않아서 살려달라고 하지 않았다. 십자가를 피하려고 의도하지 않았다. 그는 매어 달리지 않고, 스스로 매달았다. 그것이 자기의 길인 줄 아셨다. 그래서 자신도 살고, 세상에 살 길을 열어 주셨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인정받으셔야 한다. 그래서 성탄절을 축하해야 한다. 성탄절을 축하하는 때에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매어 달리는 사람인가? 아니면 매다는 사람인가?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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