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삶
▶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미국의 도시에서는 세인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잔악한 전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백인들이 떠나가면서 도시의 공동화가 시작됐고, 또 도시 빈곤이 초래됨으로써 도시는 걷잡을 수 없이 황폐해가고, 이 전쟁이 쓸고 간 지역은 점차 초토화되어가고 있다.
왜 백인들은 도시를 버린 것일까. 그 답은 간단하다. 흑인들이 무작정 이 도시로 유입됐기 때문일 것이다. 노예생활에서 벗어난 이들이 자유로운 일터와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괴로웠던 고향을 떠나야 했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계속 도시로 몰림으로써 도시는 빈곤을 더해갔다. 백인들은 이들로 인해 일찌감치 도시를 버렸고 도시는 폐허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수의 흑인들로 선출된 흑인 정치가난 행정가는 미숙한 도시 행정으로 도시의 번영과 복구에 역부족이다. 여기에다 세원을 고갈되고 유능한 공무원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빈곤은 연연히 유지해온 가족 집단을 붕괴시켰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일찍부터 노예제도로 야기된 남자 부재가 더욱 심각하여져서 진정한 가족단위의 해체를 촉진시킨 것이다. 성인 남자는 일터가 아닌 쉽게 돈이 되는 마약거래에 종사하며, 젊은이들은 총기를 들고 이 거래를 지켜나갔다. 그리고 쓰러져갔다.
도시 전쟁은 급속히 진행되어 갔다. 어린이들은 엉망인 도시 교육제도 속에 전인교육을 받지 못하고 일찍 자퇴를 일삼는다. 생계를 짊어진 어머니들은 아이들 가정교육을 할 여유가 없다. 아이들은 길가에서 살아남는 생존의 비법을 터득했다. 그들은 손쉬운 돈벌이로 동네 상점을 찾는다. 총을 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남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것도 늘 보고 경험했던 일이고, 그들을 억류하는 법과 경찰도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다. 금세 보석으로, 또 단시간의 감옥생활도 당분간 쉴 수 있는 안식처이고, 기다릴 것 없이 가석방으로 도시로 돌아온다.
이들에게 희생된 우리의 형제, 친척, 친구들이 이 처참한 전쟁의 희생자다. 작은 지면에 실린 이 사건들은 미궁으로 빠져서 곧 잊혀지고, 우리의 아픔은 더할 수 없는 분노와 고통으로 사무친다. 땅을 치고 통곡한들 가버린 이들을 되찾을 수 없다. 우리의 힘으로는 이 도시 전쟁을 당해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수 백인들이 주도하는 연방 정부나 부 정부가 이를 간과하거나 그대로 버려 두는 이상 도시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민 1세대가 쓰러져 가는 도시의 중소 산업과 도시민의 일상생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하기에 너무 미급한 주민을 탓할 수만 없다. 왜냐하면 아직도 대다수의 주민인 흑인과의 이질감을 우리 스스로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나 사회복지기관의 일을 떠맡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종교단체들의 집약된 저력으로 선의의 봉사로 도시민의 잃어버린 삶의 목적과 그 가치를 고양하는데 이바지함으로써, 인간의 기본 동질성을 주민들에게 부각시킴으로써 주민과 우리와의 적대감과 무관심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이 도시에서 발생한 우리 동포의 희생을 슬퍼하며 이 무지한 도시 전쟁이 하루 속히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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