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대선 때 나는 가장 나이 많은 7세 손자 이썬과 함께 투표소에 갔다. 그리고는 그 아이에게 투표지를 넣도록 했다. 우리는 투표소에서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는 손자와 함께 기표소에 들어갔다. 손자는 커튼을 내리려 금속 막대를 당겼다.
그 좁은 기표소에서 나는 손자에게 말했다. “오늘 너는 내가 고른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러나 네가 자라고 나면 너는 스스로 선택한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손자의 파란 눈은 놀라는 듯 둥그래졌다.
나는 미국인들이 지난 수개월동안 후보들의 면면을 평가해왔다고 미리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고 경비원이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을 손자에게 보여주었다. 손자는 투표소가 미국인들이 특별한 의무를 다하는 특별한 장소라고 이해했다.
손자는 투표용지를 스캔했다. 1학년인 손자는 내가 부르는 후보의 이름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바른 후보에게 바로 찍었는지 재확인했다. 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천천히 진행했다. 손자는 몹시 이 과정에 몰두했다. 민주주의의 색다른 의미를 깨닫게 됐다. 민주주의 실현하고 지켜나가는 과정에 대해 새삼 감사했다. 1960년 존 F케네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진 이래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투표소를 나설 때는 줄이 더 길어졌다. 사람이 몰리면서 투표가 지연되고 장사진을 이루는데도 성급한 뉴욕주민들이 인내심을 발휘하며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손자와 나는 기분 좋게 투표소를 나왔다. 손자는 마치 자신이 특별한 모임에 초대받아 온 것 같이 뿌듯해 했다. 사실 그렇게 볼 수 있었다.
우리 노인들은 우리가 소중하게 얻고 간직해 온 것을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미국에는 7,000만 명의 노인이 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55세 이상 유권자의 78%가 등록을 했으며 70%가 투표했다.
일부에서 잘못 인식하는 것과 달리 우리 노인들은 우리들의 자손들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 투표한다. 메디케어, 소셜시큐리티 등 이슈에 대해서도 노인들의 26% 만이 자신들에 대해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대다수는 자손들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질 지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자손들의 복지를 위해 투표한다면 이들을 직접 투표소에 데리고 가지 못할 일이 무엇인가. 법적으로도 전혀 하자가 없다.
이는 단지 손자와의 정을 나누는 것뿐 아니라 중요한 교육이기도 하다. 특정 후보를 선택한 뒤 그가 당선됐는지 알아보는 과정에 어린아이들을 동참시키는 것이다. 조금 나이가 든 손자라면 선거과정, 이슈, 후보 선택 이유 등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다.
노인과 달리 젊은이들의 투표참여는 저조하다. 1972년에는 18-24세 유권자들의 절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 이후 이들의 투표율은 46%를 넘지 않았다. 2000년에는 42%로 떨어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빨리 커서 합법적으로 운전하고 술 마시는 일 외엔 안중에 없는 듯하다.
11월 2일 선거일에 당신의 손자들을 데리고 투표소에 가길 바란다. 이 아이들은 “빨리 커서 선거에 참여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레티 포그레빈/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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