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딜윈, VA>
로버트 김 후원회에 대한 글을 보면서 공감을 하면서도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나는 그의 후원회원도 아니고 그 단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신문지상에 난 것들을 접했을 뿐이니까.
로버트 김이 애국자가 아니라는 부분에서, 누구도 그가 대한민국의 애국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도 그 말을 하지 않았고, 만일 다시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상황이 된다며 또 그렇게 할 것인가 물었을 때, 그는 분명히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한 것은 그가 애국자씩이나 꿈꾸는 그런 단순한 사람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런 의도나 목적이 없는 죄가 아니고, 엄밀히 한국 정부와 함께 공유해야 할 정보를 건네지 않는 미국, 그런 미국에 무엇도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하는 모국의 서글픈 현실이, 죄는 분명하나 이렇게까지 엄청나리라곤 미처 생각지 못한 듯 하다. 그에게도 그만을 바라보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이 있고 늙으신 부모가 계신데 어찌 단순함으로 죄를 짓겠는가.
우리는, 최소한 한국민은 그를 탓해서는 안 된다. 이익을 챙기고도 한마디 언급조차 못하는 한국의 무능한 책임자와 의회에 분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민주국가요 법치국가다. 아무리 죄수라고 하여도 부친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법원에 허가 신청을 하면 웬만한 죄질은 허가가 되는 것이다. 그것을 그도 신청한 것이지 특별히 봐달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을 한국과 적대국인 북한에 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그만한 위치에 있는 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 그의 행위가 미국식으로 매도되어서도 안 된다. 그는 비록 귀화하였지만 엄연히 한국이 모국이다. 그래서 그 일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면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화교가 정보를 빼돌려 중국에 건네면 한국에서는 반역자이지만 모국 중국에서는 애국자가 되는 것 아닌가? 그것이 모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그 문제로 시비를 하였는가?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 그가 지은 죄는 미국법에 저촉되기에 벌을 내린 것이지 한국을 견제하고 시위하려고 그에게 벌을 준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가 짊어진 형벌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공분하는 것은 바로 모국, 한국 정부가 그가 가져다준 맛난 떡을 받아먹고도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지 않은데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후원회는 외로운 그에게 힘이 되고 졸지에 간첩의 가족이 되었던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결성되었다면 이제 이쯤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이 어떨까? 더 이상 그의 주위를 맴돈다면 이보다 더한 오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그를 더 이상 슬프게 해서는 안 된다. 상처가 되기 전에 그를 자유인으로 그냥 두는 것이 어떨까? 그것이 그를 진정으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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