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렌하이트 9/11’은 개봉한 이래 리버럴한 지역뿐 아니라 군기지 인근에서도 히트를 쳤다. 이 영화가 부시 대통령 정책의 피해자인 근로자 계층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은 마이클 모어와 거리를 두려는 리버럴을 포함, 이 영화 비판자들이 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비판자들은 이 영화가 연상기법을 사용, 거짓 인상을 준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과 9/11에 대한 연상 기법 사용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일개 영화감독이 대통령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재단돼야 하는가.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파렌하이트 9/11’은 중요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증명되지 않은 음모론을 거론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것이 부시를 미워하지 않는 수백만 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보려 몰려드는 까닭은 아니다. 이들은 다른 데서 듣지 못한 사실을 보러 오는 것이다. 모어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은 아닐지 몰라도 존경받을 만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히트를 친 것이다.
예를 들면 이 영화 관객은 첫 비행기가 월드트레이드 센터를 공격한 후 7분 동안 부시가 아이들과 ‘내 애완동물 염소‘를 읽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그 날 부시가 용감하고 결단성 있게 행동했다는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모어의 가장 큰 장점은 서민들과 교감이다. 그는 군 이외에는 탈출구가 없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상대로 모병활동을 펴는 해병대원들의 모습과 이라크전으로 큰돈을 벌게 된 기업가들의 모습을 대비시킨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고 몇 가지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사라진 후에는 나도 그를 욕하겠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파렌하이트 9/11’은 결점이 있는 선전물이지만 9/11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지도자들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