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시비 집단싸움 비화
총·칼 닥치는대로 휘둘러LA한인타운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폭력으로 피멍이 들 정도다. 젊은 한인들의 거리로 불리는 6가와 켄모어 코너의 채프만 플라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한인갱간의 집단 패싸움이 벌어졌다. 당시 플라자에는 각 업소 배치 요원까지 합쳐 10명이 넘는 경비원이 있었으나 속수 무책이었다. 청소년 폭력을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지난 몇 달동안 한인타운에서 잇따라 발생한 한인청소년 폭력사태를 되돌아보며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과 10대 폭력방지를 위해 커뮤니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
한인 10대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사태의 대부분은 사소한 시비에서 비롯된다. 흘겨본다고 차에서 끌어내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가 하면 빌린 돈 몇십달러를 제때 갚지 않았다고 우르르 몰려가 무차별 폭행을 가한다. 세 과시를 위해 차를 타고 나이트클럽 앞을 지나다 사람들을 향해 영화에서나 볼수있는 자동소총을 난사하는가 하면 교회에까지 찾아가 라이벌 갱단원을 칼로 찌르고 달아난다. 미 주류사회로부터 ‘모범적인 소수민족’이라며 받아온 격찬이 무색하다.
지난 12일 새벽 채프먼 플라자에서 10대 한인 갱단원 10여명이 주말을 즐기려고 샤핑몰을 방문한 20대 한인 2명을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무차별 구타했다. 이중 한명은 응급 수술을 받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사건당시 샤핑몰 안에는 무려 10명의 한인경비원이 있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한달전인 지난 9월7일에도 이 샤핑몰에서 한인과 라틴계 10대 갱단원 2명이 20대 한인 4명이 탑승한 벤츠 승용차를 향해 총을 난사, 2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당시에도 경비원들이 근처에 있었으나 손을 쓸수가 없었다.
이에앞선 8월17일에는 6가와 노튼 애비뉴 인근 상가 주차장에서 한인 10대 3명이 한인 청소년 2명으로부터 20여발의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꽃다운 나이의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을뻔한 사건이었다. 하루전인 8월16일에는 베벌리 블러버드와 호바트 애비뉴에 있는 카페 주차장에서 한인 갱단원들과 중국계 갱단원들이 칼부림을 벌여 한인 2명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LA에서 발생한 아시안 갱 관련 범죄는 2000년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75%가 증가,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이슨 이 LAPD 대변인은 “사고가 발생해도 오랫동안 한인업소 및 피해자들이 경찰신고를 기피해온 것이 범죄를 부르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청소년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타운내 일부 업소들의 불법영업 행위 여부에 대한 경찰수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소년 선도단체인 젊음의 집 김기웅 목사는 “청소년들의 탈선은 우선 부모들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며 “우리 애는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자녀관리에 소홀하면 언젠가는 뒤통수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프만 플라자에 자주 찾는 직장인 이모(27·LA)씨는 “지난 12일 폭력사건이 발생하기 30분 전까지 피해자들이 야구방망이로 두들겨 맞은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며 “밤늦은 시간에 타운업소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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