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새 에이스 박찬호(26)가 ‘사부(師父)’로 모시는 전 LA 다저스 스타 오럴 허샤이저가 박찬호의 1997∼1998시즌 주무기였던 파워 커브를 되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레인저스 잔 하트 단장 보좌역인 허샤이저는 박찬호가 처음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 현역 선수였고, 2000년 다저스에 복귀했다가 은퇴했다. 지난해에는 방송 해설을 해 눈길을 끌었는데 올해 텍사스에서 박찬호와 재회한 것. ‘불독’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뛰어난 승부 근성을 자랑한 투수였다.
박찬호는 24일 실전 모의 3이닝 투구 때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처음으로 커브를 던졌는데 허샤이저는 커브를 던질 때마다 구령을 해주기 시작했다. 구령이 특이했다. ‘패스트볼, 패스트볼, 패스트볼, 커브.’ 박찬호의 투구 리듬에 맞친 허샤이저의 구령이었다.
패스트볼은 빠른 공, 통상 직구(直球)라고 표현하는 구질이나 사실 공이 직선(直線)으로 가지 않기 때문에 속구(速球)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허샤이저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커브 그립을 잡고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과 똑같은 동작으로 투구 과정을 밟아 마지막에 공을 놓을때만 커브를 던지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2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첫째는 패스트볼과 커브를 던지는 동작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타자가 짐작을 하기 어렵다. 둘째는 박찬호의 경우에만 해당되는데 박찬호는 커브를 던질 때 오른팔이 아래로 처져 커브가 우타자의 경우 공이 바깥쪽으로 흐르며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해설가들이 박찬호의 커브를 슬라이더라고도 하는 이유다.
그러나 허샤이저의 주문대로 직구와 같은 손 높이, 동작에서 커브를 던지면 직구와 같이 타자 앞으로 빠르게 날아오다가 타자 무릎 근처에서 예리한 상하 각도로 떨어진다. 박찬호는 파워 커브를 97년 찰리 허프 투수코치에게 배워 1998시즌 15승을 할 때 주무기로 사용했다. 박찬호가 항상 내셔널리그에서 커브 잘 던지는 투수 3위내에 들었던 것은 파워 커브 때문이다.
그러나 박찬호의 파워 커브는 1999시즌 이후 슬라이더성으로 변질했다. 커브가 상하로 떨어지는가, 혹은 옆으로 흐르는가는 아주 쉽게 점검할 수 있다. 정면으로 벽을 보고 커브를 던져 볼이 자신을 향해 돌아오면 상하로 떨어진 것이고, 옆으로 비켜나 되돌아오면 슬라이더성이다.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보다도 타자들이 파워가 있고, 공격적이다. 슬라이더성 커브보다는 빠르고 예리하게 떨어지는 파워 커브가 효과적이다. 박찬호는 지금 허샤이저의 ‘패스트볼, 패스트볼, 패스트볼, 커브’ 구령에 맞춰 20승 주무기가 될 파워 커브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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