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르포
▶ 호원당 떡 공장, 구경 좀 합시다
한국서 온 전통병과 ‘호원당’이 잔잔한 화제다. 호원당 병과에는 ‘맛있더라’는 말에다 ‘비싸더라’는 말도 덧붙여진다. 보는 사람에 따라 맛과 가격중 하나가 강조되지만 LA 사람들의 입맛에 선택의 폭을 넓혀 줬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들어온 지 불과 한 달여만에 2호 점도 내겠다고 하는 것도 관심사다.
올림픽과 웨스턴, 갤러리아마켓 초입에 있는 매장과는 별도로 마련된 4,000스퀘어피트(1529 W. Venice Bl.)의 호원당 떡 공장을 구경갔다. 별난 떡 맛, ‘대통령집 혼사떡’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궁금해서였다.
떡 공장은 새벽 4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가동된다. 직원은 10명 남짓, 서울서 온 떡 기술자가 5명이다. 지난 연말에는 물량을 대느라 하루 12시간씩 가동했다. 음력설 쇤 후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설비는 생각 밖으로 단란하다. 떡 쪄내는 기계와 영하 80도에서 질감을 원상태로 보존하는 급랭기계가 있고 명물인 과일 떡 기계 등 몇 개는 더 들여올 계획이나 나머지는 모두 수작업이기 때문이다.
최고급 재료를 강조하는 업소여서 재료창고를 들여다봤다. 쌀은 대풍 골드와 일본산 국보 고다. 한국서 쓰던 것만 못하지만 여기서는 최고라고 해 만들면서 계속 비교 중이라고 한다.
쌀·설탕·밀가루·시럽은 미국산, 그 외 재료는 모두 한국서 비행기로 실어온다. 밤·대추·쑥·호박·콩·깨·두텁가루·유자·오미자까지. 직원이 깎고 있던 붉은 빛 도는 굵은 알밤은 한국서도 최고로 치는 ‘옥광’이라고 했다.
낱개 1달러50센트로 비싼 두텁떡의 경우 만드는 과정이 정성스럽다. 두텁가루는 흰 팥으로 만든다. 재료가 희귀해 값이 쌀 몇 배이고,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육질의 40%가 날아간다. 팥 껍질을 벗기고 쪄서 볶는데 꼬박 5시간. 오랜 기술이 필요하고, 전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 볶은 팥을 빻은 게 갈색 두텁가루다. 이것을 꿀과 설탕 잰 것·유자·밤·대추·잣 등과 함께 버무려 쌀 떡 안에 넣은 뒤 두텁가루를 입혀 시루에 푹 쪄낸다.
호원당 정운희 회장은 "이 정성을 언젠가 손님들이 알아줄 것"이라며 "한국 전통 병과의 격조를 미국에 알리고 싶다"고 한다. "세상을 둥글고 모지지 않게 사는 것이 호원(好圓)당의 철학"이라고 강조한 그는 "LA 오기 전에 10여년간 시장조사를 했다"며 호원당을 미주 전역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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