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싯-워시 양강구도였다가 막판 연준 이사 월러 ‘제3의 후보’로 부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대국민 연설에서 내년 5월 취임할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 "금리 대폭 인하 신봉자"라는 기준을 제시하면서 "곧 발표"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새 연준 의장 후보 지명이 임박한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각료회의 석상에서 새 연준 의장 후보 지명 시기로 "내년 초"를 거론됐는데, 이날 "곧 발표"하겠다고 함에 따라 더 당겨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집권 이후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이 자신의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하지 않자 그를 맹비난했다. 또 미국 기준금리(현재 3.50∼3.75%)를 '1% 또는 그 미만'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면서, 국정 최고 책임자인 자신의 금리 관련 '발언권' 보장을 주장해왔다.
파월 의장 체제 하에서 연준이 9월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기준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뒤늦게 움직이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너무 늦는(Too Late) 파월'로 부르는 등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할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소신을 가진 사람 중에서 뽑힐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그런 관측을 확인했다.
현재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최근 '제3의 후보' 내지 '다크호스'로 가세한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워시 전 이사가 후보 명단 상단에 있다면서 "케빈과 케빈이 있다. 난 두 명의 케빈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워시 전 이사와 해싯 위원장을 유력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런 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월러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면접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강 구도에서 3강 구도로 확장되는 듯한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은 17일 기사에서 세 인물 모두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들 중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수준(1% 또는 그 미만)까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 표명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지명을 받기 위한 후보들 간의 경쟁도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월러 이사는 17일 뉴욕에서 열린 예일 CEO 서밋에서 기준금리를 최대 1%포인트 더 낮출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치솟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금리 인하' 소신을 확고히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해싯 위원장은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 대한 기대를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인사가 의장이 되면 곤란하다는 월가의 우려가 제기되자 방송 인터뷰에서 반박하는 등 세 후보 중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또 현직 백악관 참모인 자신이 연준 의장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견해에 순응하는 '고무도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 14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금리 관련 의견이 "단지 그의 의견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고위직 인선의 제1 기준으로 중시해온 '충성심'과, 시장의 견해 중에서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둘지가 연준 의장 지명에 결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연방 상원의 인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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