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1월, 전쟁 때 포로 되어 탄광노동으로 전전하다가 구사일생 생환해 후배 국방장관에게 거수경례로 귀대신고 하던 늙은 조창호 소위의 늠름한 모습은 국민의 박수를 받으며 국군장병들에게 용기를 심어 주었다. 수주 전 47년만에 탈북 생환한 국군포로 허모 상병의 퇴역식이 너무나 조용히 그것도 비공개로 치러진 것은 유감스럽다. 10대 또는 20대 초반에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구국전선에 뛰어든 뒤 수십년을 고통 속에 헤매다 귀환한 노병에 대한 젊음의 보상은 국가적 예우와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군은 ‘사기를 먹고산다’는 특수한 집단이다. 지난 9월2일 비전향장기수들이 북송됐다. 북한은 그들을 대남 혁명노선의 영웅으로 환영했고 우리 정부는 북한을 자극할까 봐서 죽기살기로 찾아 온 국군포로를 너무나 조용히 대했다. 심지어 법적으로 국군포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모장관의 황당한 발언부터 시작하여 남북회담에서는 아예 거론조차 못했다.
비전향장기수는 거의 빨치산 출신과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시키려고 침투한 간첩들로 활동하다 체포된 사람들이고 국군포로는 바로 북한의 무력침략에 대항하여 싸우다 잡힌 국가 수호자들로서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임을 우리는 구별해야 마땅하다. 아무리 정치적 경제적 협력사업이라도 군사적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국가안보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저 국립묘지의 영령 앞에는 김일성 고지, 백마 고지, 피의 능선, 철의 삼각지 등에서 흘린 피비린내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의 은인인 맥아더 장군이 그의 은퇴연설에서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라고 한 말을 퇴역군인들은 내내 되새기고 있다.
절대로 착각해서는 안될 오늘의 휴전상태는 정전일 뿐이지 결코 종전이 아니다. 법적으로 엄연한 전시이다. 지금도 한반도를 가로지른 155마일 군사분계선 북쪽에는 북한 인민군이 우리 국군의 적으로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다시 있을지도 모를 침략에 대비하여 한치의 오차 없는 대북 경계의 총구에서 떠나지 않는 장병의 눈초리는 국가안보 제일선에 건재하고 있기에 한국민은 평안한 쉼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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