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한번쯤은 귀족이 되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충실한 하인들의 끊임없는 시중을 받으며 각국의 산해진미를 우아한 분위기에서 맛보고 아름다운 경치에 묻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귀족의 하루. 샌디에고만 건너편에 위치한 코로나도(Coronado) 아일랜드는 한때 귀족과 부유층의 전용 휴양지였던 유명한 관광지이다. 영국의 에드워드 왕자가 심슨부인을 만난 곳이 바로 코로나도 섬이었으며 마릴린 먼로가 즐겨 찾던 휴양지가 역시 이 곳이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바쁜 워싱턴 일정을 피해 코로나도 섬으로 피서를 왔으며 할리웃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지금도 조용히 찾아와 휴가를 즐기고 돌아가고 있다. 샌디에고의 ‘왕관’ 코로나도에서 품위 넘치는 늦여름 피서를 즐기는 관광객들을 만나봤다.
코로나도는 이름은 섬이지만 실제로는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반도다. 하지만 내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낭만과 정취를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쉽게 느낄 수 있다. 총 13.5평방마일의 작은 도시이지만 3만여명의 인구에 연 200만명의 관광객이 코로나도를 찾고 있다.
일년 내내 온화하고 강우량이 적어 남국의 정서가 한껏 흐르는데 거리를 누비는 관광객이나 주민들이 모두 밝은 표정으로 오후의 따스한 태양이 내려주는 에너지를 온 몸으로 흡수하고 있다.
샌디에고 만에서 2.3마일 길이의 코로나도 다리를 가로질러 섬으로 들어가는데 다리 위에서 보이는 항구, 다운타운, 코로나도 섬 등이 시원하게 시야를 가득 채운다. 다리 밑으로 평화로운 모습의 새하얀 돛단배가 물결을 가르고 멀리 거대한 항공모함의 육중한 몸체가 항만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밤에 이 다리를 건너면서 펼쳐지는 야경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코로나도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곳은 고운 모래알이 끝없이 이어지는 백사장. 남가주 대부분의 유명 해수욕장들이 약간은 지저분한데 비해 이곳은 마치 하와이의 유명 리조트처럼 해변이 안락하고 깨끗하다. 남가주에서 가장 로맨틱한 해변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매일 오후 만들어지는 저녁노을은 정말 장관이다.
해변 도로와 시가지를 따라 이어지는 15마일의 자전거 코스에는 어린이부터 70대 노인들까지 시원한 해풍을 받으며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고 있으며 인라인 스케이터들과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쿠터보더들의 물결이 이어진다.
이곳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1884년에 만들어진 호텔 델 코로나도(Hotel Del Coronado). 빨간 지붕의 목재 건물인 호텔은 빅토리아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연방정부가 문화제로 정해 놓고 있다. 지금까지 14명의 미국 대통령과 각국의 국가원수들이 이 곳에서 휴가를 보냈다.
각종 영화의 세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프랭크 시나트라 등 할리웃 스타와 귀족들의 놀이터였던 호텔 델 코로나도는 최근 5,500만달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산뜻하게 다시 문을 열었다. 호텔 델 코로나도는 매주 화, 목, 토요일 90분 워킹 투어를 하고 있다. 1인당 8달러인 투어의 문의 및 예약은 (619)435-5892.
코로나도시에서 운영하는 골프코스는 해안을 끼고 조성돼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티타임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린피는 20달러(트와이라잇 10달러)로 저렴한데 예약은 적어도 1주일 전에 해야 한다. 골퍼가 많을 경우 추첨으로 티타임을 배정하기도 한다. 예약 (619)435-3121. 물론 인근 샌디에고 카운티에는 70여개의 코스가 골퍼들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도의 반은 해군 기지라서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나 매주 금요일(오전 9시30분)마다 기지를 소개하는 3시간의 투어가 있다. 투어 요금은 성인 24달러, 어린이(4∼12세) 12달러이며 문의 및 예약은 (619)298-8687로 하면 된다. 코로나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코로나도 관광공사(619-437-8788·www.coronadovisitors.com)로 하면 된다.
▲가는길-LA에서 5번 프리웨이 남쪽방향으로 2시간 정도 가면 샌디에고 다운타운을 만난다. 다운타운을 지나서 코로나도로 들어가는 다리(75번)로 들어서면 도착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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