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은 사반세기 전 유엔이 지정한 ‘세계평화의 날(International Day of Peace)’로, 이날 지구촌 인류공동체 구성원들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다양한 기념행사 및 관련 캠페인을 펼친다.
일년 삼백육십오일 날마다 늘 유념하여야 하겠지만, 이날 하루만이라도 모든 폭력과 분쟁을 멈추고, 평화와 자비를 추구하며 공존공영을 성취하자고 결의를 다짐하는 날로 삼으면 좋겠다. 이 즈음에 국가간 및 개인 사이의 크고 작은 온갖 전쟁과 갈등이나 차별과 배척이 아닌, 상호 존중과 대화로 이해와 협조의 가치와 의미를 거듭 되새기면서, 각자의 현실 상황을 성찰하여 나름의 평화문화 조성에 동참하는 기회를 삼기 바라고 기대한다.
원래 이날은 1981년 중미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열린 세계대학총장회의(IAUP)중 당시 의장이었던 경희대학교 조영식 박사의 주도로, 세계평화를 위해 설립된 유엔에 그 설정을 제안되어, 그해에 유엔총회가 처음 열렸던 9월 셋째 화요일로 정해졌다가, 2001년도 총회에서 9월21일로 확정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자체적으로도 평화가 절실히 필요했던 한국의 한 지성인 교육자의 발기로 시작된 이날은, 필자를 포함한 한인들이 이 평화운동에 솔선수범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된다. 국조 단군으로부터 전해져 온 배달겨레의 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도 그 실현 방법은 구체적으로 모든 관계에서 평화를 이루고 이치에 맞는 상호 배려의 살림을 살아야 세상이 두루 행복을 누릴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반도는 어느덧 80년이 지나도록 분단의 아픔과 남북 갈등을 겪어 오기도 했지만, 한국인들은 오래전부터 평화의 소중함을 다른 민족보다 더 깊이 경험하고 인식함을 본다. 많은 역사적 전쟁의 상처를 기억하며, 미래 세대에게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고자 하는 염원이 크다.
우리 모두가 평화 실현의 주체로서 스스로 참여하고 향유할 존재임을 각성하며 능동적인 접근을 하여야 될 줄 안다. 각자의 의지와 작은 행동 하나도 이웃과 어울려 모이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고, 평화가 모두의 삶에 바탕이 됨을 공감하며 함께 이루어 나가자고 상호 격려 협조하는 분위기가 요청된다.
근래 한국의 전통 예술과 대중 문화는 평화의 풍류 메시지를 싣고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른바 한류는 우정과 화합, 인류애의 가치를 전하며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주말 워싱턴의 케네디센터에서, 한국문화원 주최로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공연으로, 평화의 선율(Melodies of Peace)이 펼쳐졌다. 팝페라그룹 포엣 중창단과 퓨전뮤지컬그룹 지화자가 앙상블을 이루어 성악과 기악의 조화를 이루어 낸 명품이었다. 클래식과 재즈 및 팝을 망라하고, 전통악기인 대금과 가야금 및 해금에 기타와 드럼 및 첼로와 키보드를 아우른데, 판소리와 가사까지 곁들여 고금동서의 다양한 소리의 향연을 벌였고, 남녀노소 관객은 환호했다.
음악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가 한국계와 미국계 인사들에게 두루 공감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공연자들은 대부분 한복을 차려 입어서 구색이 잘 맞았고, 배경 영상도 잘 어우러져, 시원한 초가을 밤을 멋과 흥이 가득하게 수놓았다.
유엔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우리들은 모두 다시 한번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개인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위한 평화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자. 세계평화는 거창하거나 막연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의지와 노력에 달린 것임을 각성할 필요가 있다. 불교 선지식들은 ‘심청정국토청정’ 즉,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나라도 맑고 깨끗하다” 라고 가르쳤다.
사람마다 마음을 맑히면, 생각과 말과 행동 및 삶이 맑아지고, 그런 이들의 국가사회는 청정하고 평화로울 줄 안다. 모두가 마음을 평화롭고 자비롭게 하면 세계도 평화롭게 됨은 분명하다. 이 때를 기림은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세계평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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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워싱턴무량사 회주 동국대 불교학과 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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