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국경지대에서 대거 이송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시카고 시의회 특별회의 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7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열릴 예정이던 시카고 시의회 규정관리위원회 회의가 "성역도시(불법체류자 보호도시) 정책 반대"·"대책없는 불법입국자 수용 반대" 등을 외치며 시의회 회의장에 난입한 수백명의 주민들로 인해 무산됐다.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회의장을 점거하고 시카고 시의 성역도시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보안요원들이 소수의 과격 시위대원들을 회의장 밖으로 끌어내고 회의를 속개하려 했으나 소란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회의 무산이 선언됐다.
시카고 시의원 일부는 지난주 "성역도시 정책 고수 여부를 주민들에게 묻자"며 내년 봄 이를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의결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 참석하지 않아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47·민주)의 '오른팔'인 칼로스 라미레즈-로사 시의원(33·민주)이 다른 의원들의 회의 참석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시의원은 "시 당국이 주민들의 생활고는 아랑곳 않고 불체자 임시 거처·주택 마련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민들도 시 당국의 대책 없는 불체자 수용, '즉흥 행정'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다 결국 집단 항의 시위로 폭발했다.
앤서니 빌 시의원은 "매일 매일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시카고 시가 불체자 보호를 명목으로 지출하는 돈이 월 4천만 달러(약 522억 원)에 달한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앤서니 나폴리타노 시의원은 "시의회는 주민들을 대표하기 위해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돼있고, 주민들은 지금 우리 도시가 당면한 '불체자 홍수' 문제들에 대해 너무나 듣고 싶어한다"며 "회의를 무산시키는 대신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질문에 답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위원회는 "회의 일정을 다시 잡고 성역도시 정책을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에 앞서 성난 주민들의 회의장 난입을 통제할 방안부터 찾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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줏대 즉, 자존심이 살아있는 시카고주민이다, 그러나 저-어기 지구촌 어느 한구석에서는 그냥 트로트나 즐기며 고봉밥이나 먹을수있으면 만족하는 '눈먼 국민'이 있다. 시카고 주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