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금메달 땄습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금메달을 조국에 바쳤습니다.”
1976년 8월1일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페더급 결승 리그에서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양정모 선수의 수상 소감이다.
양정모 선수의 금메달 소식은 한국 선수단에 가뭄의 단비였을 뿐 아니라 한국 국민에게는 환호와 기쁨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소 교과서적인 멘트였던 양정모 선수의 수상 소감이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갖는 가치만큼은 짙게 묻어 나오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은 국가에 대한 명예를 고취시키는 동시에 선수 개인에게는 성공과 금전적인 보상이 뒤따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올림픽 금메달의 경제학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사실 올림픽 금메달은 순금이 아니다. 556g의 금메달은 순은으로 만들어진다. 은메달 표면에 6g의 금을 도금한 것이 금메달이다. CNN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서 수여된 금메달의 제작 원가는 약 80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주어지는 포상금은 차원을 달리한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금메달 포상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싱가포르로 73만7,000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어 카자흐스탄이 25만달러, 말레이시아 23만6,000달러, 이탈리아 21만3,000달러, 필리핀 20만달러 순이다.
미국의 금메달 포상금은 3만7,500달러로 조사 대상국 중 9위에 해당된다. 싱가포르보다 20배 정도 적은 액수지만 일반 기업체의 지원을 비롯해 다른 형태의 지원을 받는다.
한국 정부도 포상금을 지급한다. 금메달 6,300만원, 은메달 3,500만원, 동메달 2,500만원이다. 다만 단체전 소속 선수에게는 개인전 선수가 받는 금액의 75%가 지급된다. 특히 한국은 병역을 마치지 않은 남자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면제라는 특혜도 주어진다.
금메달이 경매 시장에 나오면 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수집가들이 거액을 기꺼이 지불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최고가 기록의 메달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육상선수 제시 오웬스가 따낸 금메달이다. 캘리포니아 온라인 경매에 나왔던 이 메달은 146만달러에 팔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림픽 금메달은 심심치 않게 경매 시장에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올림픽 선수들이 메달을 판매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선단체 기금 확보를 위해 메달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팬데믹 여파로 재정적 어려움에 메달을 경매에 내놓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메달 못지않은 가치를 갖는 값진 결과도 있다. 12개 종목에서 4위에 그친 이른바 한국의 ‘4위 영웅’들이다. 그중에서도 여자배구 4위, 높이뛰기 우상혁의 4위, 수영 다이빙 4위 우하람, 근대 5종 4위의 정진화 말이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그들의 도전 정신은 우리를 감동시키며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그들의 4위는 ‘다이아몬드 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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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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