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돌리는 민심’ 절감…부동산 고강도 개혁과 공급확대로 반전 노려
▶ 임기 말 꺼내든 적폐청산에 피로도…효과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한국시간기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부동산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동산 적폐 청산을 남은 임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 일각에서 예상됐던 대국민 사과는 없었다.
지난 12일 내부 회의에서 "이번 일을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투기에 따른 부동산 불로소득이 불공정의 뿌리라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3시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연루된 이들뿐 아니라, 내부 정보를 활용한 공직자들의 투기 행위, 나아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번 의혹이 민심을 악화시키고 있음을 체감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4·7 재보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여권에 등 돌리는 민심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기대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투기 의혹 규명·처벌'만으론 민심을 진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국민들은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문제의 근원은 '부동산 적폐'이고, 해결책은 '청산'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비정상적 부동산 거래 및 불법 투기 감독 기구 설치 등을 제시했다.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만큼 후속 조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앞으로는 2·4 대책을 중심으로 한 공급 확대, 부동산 적폐 청산을 두 축으로 삼아 새로운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 대통령이 LH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야당의 요구에 등 떠밀려 사과하는 모양새를 경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사과 자체가 정쟁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는 부동산 적폐청산을 정국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도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사과 요구에 "대통령은 부동산 적폐 청산과 2·4 대책의 흔들림 없는 추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적폐 청산 구상의 효용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80%대에 달하는 국정 지지도를 토대로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걸었던 임기 초반과 달리 현재는 국정 지지도가 당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탓에 이를 강하게 추진할 동력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임기 중반까지 이어진 적폐 청산을 다시 소환하는 데 대한 야권의 반발과 여론의 피로감도 무시못할 난관으로 지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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