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계 최대 축제인 세자르 영화상 시상식이 원로감독 로만 폴란스키(86)의 성범죄 전력을 둘러싼 논란과 운영진 총사퇴로 얼룩져 상의 권위에 커다란 흠집이 갔다.
세자르상은 프랑스 영화인들의 모임인 영화예술아카데미가 매년 최고의 프랑스 영화에 시상하는 프랑스 영화 최대의 축제다.
다수의 성범죄 전력이 있는 폴란스키의 최신작 ‘장교와 스파이’가 한 달 전 세자르 작품상, 감독상 등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최다 부문 수상 후보작이 되자 폴란스키는 또 한 번 프랑스에서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폴란스키의 영화와 이번 세자르상 시상식을 보이콧하자는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지만, 프랑스 아카데미의 알랭 테르지앙 회장은 후보작을 선정할 때 윤리적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해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결국 지난 12일 200여명의 프랑스 영화인들이 프랑스 아카데미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자 테르지앙 회장을 비롯해 세자르상 운영진이 총사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세자르상 시상식이 열린 파리 시내 살 플레옐 극장 앞에서는 페미니즘 단체와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폴란스키에 반대하는 시위가 내내 이어졌다.
논란의 당사자인 폴란스키는 이런 비난 여론에 결국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당초 작품상, 각본상 등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장교와 스파이’는 이날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의상상을 받는 데 그쳤다.
시상식이 열리기 몇시간 전에는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까지 나서 폴란스키가 수상하면 “나쁜 메시지를 주게 될 것”이라고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아카데미 측이 폴란스키의 성범죄 전력과 세자르상 운영진을 둘러싼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폴란스키에게 감독상을 준 것에 대해서도 분노 여론이 거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