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 주최·뉴욕한국일보 주관 매년 10월 첮째 주 토요일 맨하탄 수 놓아
농악·탈춤·태권도 등 한국 전통의 멋·풍습 선봬…타인종·관광객 감탄 자아내
1회 참가규모 30개 단체 2000여명 수준서 작년 120개 단체 5000여명 참가
휴 캐리 전 뉴욕주지사 매년 10월 첫째 토요일 ‘뉴욕주 한인의 날’ 선포
올해로 38년째를 맞게 되는 ‘코리안 퍼레이드’는 지난 1980년 첫 걸음을 뗀 이래 한인동포들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여온 명실공히 미동부 한인사회 최대의 잔치 한마당이다.
특히 세계 중심지 뉴욕의 맨하탄 한복판에서 펼쳐짐으로써 한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미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고 자라나는 한인 2세들의 뿌리의식을 굳건히 심어주는 문화축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더구나 200여 타민족들과 한데 어울러져 인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뉴욕시 전체 잔치로서 모든 민족이 함께 발전하는 이민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태극물결 수놓은 코리안 퍼레이드
뉴욕한국일보가 1979년 추석을 맞아 맨하탄 브로드웨이 32가 광장에서 펼친 농악 퍼레이드에 기원을 두고 있는 코리안 퍼레이드는 뉴욕한인회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매년 10월 첫 번째 주 토요일에 맨하탄 브로드웨이 42~23가 사이를 화려한 태극 물결로 수놓으며 펼쳐지고 있다.
농악, 탈춤, 민속, 고전무용 행렬, 태권도 시범단 등의 행렬이 한국 고유의 멋과 풍습을 직접 홍보하는 것은 물론 뉴욕일원에 활동 중인 지역 한인회, 직능단체, 봉사기관, 비영리단체 등 각계 한인단체와 업체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뉴욕 속에 커가고 있는 한인이민사회를 한 자리에서 소개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 대형 거북선과 세종대왕 어가행렬, 육군 취타대 행진이 장엄하면서도 흥겨운 한국 전통을 유감없이 선보이면서 연도에 구경나온 수십만의 관람객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퍼레이드 참가규모도 늘어나면서 1회 당시 30여 개 단체 2,000여 명 수준에서 지난해 120여 개 단체, 5,000여 명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도별 관람객수 역시 1회 대회 6만 여명 수준(경찰 추산치)에서 4회 대회 8만 여명, 7회 대회 10만 여명, 8회 대회 12만 명, 10회 대회 15만 명, 14회 20만 명 등 가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규모는 매년 뉴욕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200개 가량의 퍼레이드 가운데 최상위권 수준, 이를 반영하듯 연방 및 주정부와 뉴욕시 정치인들은 그랜드마샬로 대거 참가하는 등 한인사회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시만 해도 에드워드 카치, 데이빗 딘킨스, 루돌프 줄리아니, 마이클 블룸버그 등 역대 시장 모두가 직접 참가해 함께 행진을 한 바 있다.
1990년 중반부터는 퍼레이드 직후 맨하탄 32가 한인타운 길목에 민속 장터를 마련함으로써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나갔다.주로 토속음식 등 전통 먹거리 시식회와 함께 특설 야외무대에 펼쳐지는 민속무용 공연과 국악공연, 또한 하눅의 유명 연예인 공연으로 흥겨운 잔치 한마당으로 진행된다.
몇 년 전부터는 한국의 떡 전문가들이 초청돼 보여주는 한국의 전통 떡메치기 시연은 구경꾼들의 참여를 유도, 먹거리 장터의 인기 코너로 등장했다.
2000년 이후 불어온 한식 열풍과 K-POP과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타민족의 관심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코리안 퍼레이드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되고 있다.
2016년 코리안 퍼레이드에서 한인과 타인종 학생들이 처음으로 화려한 궁중 한복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미동부 최초의 한인 가두 행렬
‘자랑스런 배달민족’을 주제로 1980년 10월18일 열린 제1회 코리안 퍼레이드는 뉴욕시경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정오부터 3시간가량 펼쳐졌다.
한인사회 최초의 퍼레이드 소식을 접한 동포 2만 명이 운집하여 행진 순서마다 펼쳐지는 한국 고유문화에 향수의 정을 달래고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를 만끽했다.
각 한국학교 재학 어린이 400여 명과 뉴욕지구 한인고등학교 연합회 회원 200명, 한인대학생 50명을 포함해 한인사회 각계 인사 1,500여 명이 행진에 참가했다.
무형문화재 22호 송파산대놀이 보존자 허호용 옹의 지도를 받은 예술인, 학생들의 탈춤놀이를 비롯한 부채춤, 농악 등이 브로드웨이를 화려하게 수놓았으며 1980년 미스 유니버스 손 뒈덜리양이 우정 출연하여 대회를 빛냈다.
꽃차도 처음 미국사회에 선보이는 것을 감안해 세계 최초의 천측관측소인 첨성대 등의 형상으로 한국의 문화수준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휴 캐리 당시 뉴욕주지사는 한국의 개천절인 10월3일을 기준으로 매년 10월 첫째 토요일을 ‘뉴욕주 한국의 날’(The Korean day of the State of New York)로 선포했다.또 미국어론과 한국 언론들의 한인 최초의 퍼레이드를 대서특필했다.
데일리뉴스가 다음날 농악과 부채춤 등 3매의 사진을 곁들여 대대적으로 보도했는가 하면 WABC-TV등도 퍼레이드 소식과 함께 한인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한국 KBS TV 역시 위성 중계를 통해 직접 코리안 퍼레이드의 소식을 비중있게 알리기도 했다.
2009년 코리안 퍼레이드에 대형 거북선 모형이 등장해 한민족의 자긍심과 위용을 떨치고 있다.
1979년 맨하탄 32가서 펼쳐진
본보 주최 ‘추석맞이 농악 퍼레이드’가 시초
■코리안 퍼레이드의 유래
뉴욕한인사회 최대의 문화 축제 행사인 ‘코리안 퍼레이드’는 뉴욕한인국일보가 1979년 추석을 맞아 주최한 ‘축석맞이 농악 퍼레이드(Korean Harvest Parade)’에 기원을 두고 있다.
본보가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국 무형 문화재 산대놀이 보전자인 허호용 (인간문화재 49호) 옹을 초청하여 추석을 맞아 주최한 농악 퍼레이드가 기대 이상의 성원과 호응을 받아 다음해인 1980년부터 전체 한인사회의 대표적 행사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1979년 10월 정오 맨하탄 브로드웨이 32가 코너 현장(현재 우리아메리카은행 광장)에서 펼쳐진 농악 퍼레이드에는 허호용 옹을 비롯해 농악인 김치중씨와 고전무용가 이선옥, 전명숙씨, 연극인 최형인씨 등 30여 명이 출연하여 장소, 소고, 대고, 꽹과리, 장 등 민속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탈춤과 고전무용을 흥겹게 연출했다.
농악 퍼레이드는 1시간여 의 공연을 마친 후 브로드웨이 26가 까지 경찰 호위를 받으며 행진하고 다시 32가 광장에 돌아와 가면극 ‘송과산대놀이’를 공연했다.
당시 공연을 지켜본 동포들은 브로드웨이의 한인상인들을 비롯 당시 윤호근 뉴욕총영사관, 박지원 뉴욕한인회장 등 300여 명에 달했다. 흥겨운 가락에 관람객들은 함께 박수치고 이국에서 추석을 맞은 망향의 정을 다래며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한 퍼레이드를 마친 후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이 같은 문화 축제행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아 다음해부터 한인사회의 대표기관인 뉴욕한인회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코리안 퍼레이드’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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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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