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남자 400m 계주 은메달 등 기초 종목 최다 메달
▶ 중국은 고른 전력으로 스포츠 강국 위상 지켜
"기초 종목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은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나온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폐막을 앞둔 상황에서도, 똑같은 지적이 나온다.
리우올림픽에서는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이 기초 종목에서 크게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 한국의 현실이 더 뼈아프다.
이미 스포츠 공룡이 된 중국과 리우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메달(21일 오전 현재 41개)을 따낸 일본은 육상, 수영, 체조 등의 성적에 더 고무됐다.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육상 47개, 수영 33개, 체조 14개)이 걸린 기초 종목에서 한국은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했다.
박태환(수영), 양학선(체조) 등 '천재'에만 의존했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국은 육상에서 남녀 20㎞ 경보를 석권했고,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쑨양이 금맥을 캤다.
남자 20㎞ 경보, 여자 해머던지기, 남자 배영 100m, 남자 400m 자유형에서는 은메달(육상 2개, 수영 2개)이 나왔다.
남자 세단뛰기, 여자 20㎞ 경보, 남자 개인 혼영 200m, 여자 100m, 200m 배영, 남녀 체조 단체에서는 동메달(육상 2개, 수영 3개, 체조 2개)을 땄다.
중국은 다양한 기초 종목에서 세계 정상권에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일본의 약진은 더 돋보였다.
일본은 수영에서 남자 개인 혼영 200m에서 하기노 고스케가, 여자 배영 200m에서 가네토 리에가 금메달을 따냈다. 체조에서는 우치무라 고헤이가 단체와 개인에서 2관왕에 올랐다.
원래 강세를 보였던 수영과 체조에서는 동메달 3개와 1개씩을 추가했다.
놀라운 건 육상이다.
일본은 경보 50㎞에서 아라이 히로키가 동메달을 손에 넣으며 올림픽 경보 사상 첫 메달을 수확했다.
그리고 자메이카와 미국이 양분하던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리우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는 무척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일본과 중국은 400m 예선에서 경쟁적으로 아시안 신기록(일본 37초68, 중국 36초82)을 번갈아가며 세웠다.
결승에서는 일본이 37초60으로 다시 한 번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우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이 종목 은메달을 땄다. 중국도 미국이 사후 판독으로 실격되면서 5위(37초90)으로 4위로 올랐다.
일본과 중국은 단거리 종목의 집약체인 400m 계주에서 '신체적 한계'를 장기 계획과 단기 전략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걸어온 길은 다르다. 중국은 압도적인 인구에, 최근 급상승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유망주를 키워내는 시스템을 갖췄다. 국가가 주도해 영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전략을 쓴다.
일본은 사회 체육을 바탕으로 저변을 넓혀왔다. 최근 종합대회 성적이 떨어지면서 정부 주도의 '엘리트 양성 시스템'을 접목했다.
한국은 일본 육상 단거리 육성 방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육상 단거리를 집중 육성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사회 체육 저변 확대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뒤, 집중 육성을 시작하니 효과는 배가 됐다.
일본은 초, 중, 고교 육상부 지원을 강화하고, 뛰어난 인재를 발견하면 미국으로 유학할 길을 열어줬다.
육상에서 두각을 보이면 프로 선수 못지않은 관심을 받는 분위기 덕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다른 종목으로 이탈하지 않고 육상에 전념했다.
우리나라도 없는 자원에서 천재만을 기다릴 수 없다. 일단 저변을 넓혀야 인재를 찾을 수 있다. 기초 종목이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길도 찾아야 한다.
그러나 4년 후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기초종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
지금 시작해도 4년 안에 성과를 얻긴 힘들다.
기초 종목 육성을 위한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8년 뒤, 12년 뒤에도 같은 푸념을 해야 한다.
◇ 2016 리우올림픽 한·중·일 기초 종목 메달 획득(20일 현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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