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방(European Union)에서 탈퇴한 사건은 웃지 못 할 역사적 사건이다. 그들의 조상들은 15세기부터 온 세계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원주민들의 허락 없이 이주하고 정착하여 식민지를 만든 불청객이었는데, 그렇게 하여 잘 알려진 자신들의 나라를 좋아서 찾는 이방인들이 불청객이라 나라 문을 닫겠다는 후손들의 태도는 정말 역설적이 아닐 수 없다.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에 알려진 후, “신세계(New World)”로 불린 미국 땅에 영국인들은1607년부터 이주하기 시작하였고, 무려 1만2,000년을 살고 있었다고 추정되는 원주민들을 지배하는 식민지 시대를 시작하였다. 1526년부터 시작된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Trans-Atlantic Slave Trade)”으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잡아와 재산취급을 하면서 아메리칸 원주민들과 백인 정착자들과 흑인노예들은 무척 불편한 관계로 공존해 오고 있다. 최근 잇달아 일어난 사건들도 이와 같은 ‘인종 간 공존의 불편함’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908년 Israel Zanwill의 연극 “인종의 도가니(Melting Pot)”가 호평을 받으면서 다 인종 다문화권 사회는 공식적으로 “Melting Pot”이라 불러졌다. 러시아에서 박해를 받은 유대인 가족을 배경으로 쓴 이 연극에서 주인공은 “세상의 끝자락에서부터 도착한 거대한 인간화물선들이 항구에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라. 그 많은 사람들이 한 커다란 냄비에 섞여져 펄펄 끓으며 내뿜는 열정적인 소리를 들어보라.
유대인과 이방인, 흑인과 황인종, 동유럽과 서유럽인, 열대지방인과 온대 지방인, 다양한 모양의 모국국기에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노동하며 새 길을 걷는다.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분리와 미움이 없는 영광스런 아메리카를 바라보며!”라 외쳤고, 이 연극을 관람하던 루즈벨트 대통령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인가 “Melting Pot” 대신 “모자이크”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각각의 문화를 존중하여 각기 한 조각의 “모자이크”가 되어 하나의 커다란 예술작품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Melting Pot”시대에는 이민자들이 주류에 동화, 융화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자신의 상실된 혹은 희미해진 정체성을 찾는 도전이 있었던 반면 전체적으로 의견조절이 쉬울 수도 있었다.
한데, ‘모자이크’ 시대에는 개성 존중으로 인해 강하게 표출되는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분리가 각 그룹 간에 경쟁과 알력을 조성하여, 평화로운 공존에 도전을 동반하고 있어 함께 공통점을 찾아내야하는 인내와 이해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거의 50년이 되어가는 한인 이민역사에도 반영이 되어있다. 1960년대 말 부터 1970년대 말 사이에 이민을 온 이들이나, 이민법이 바뀌기 전에 유학 온 소수의 전문직 한인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이루며 한편으로는 백인문화에 동화되며 “Americanize”가 되어갔다.
그러면서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찾아 주기 위해 한국어 학교를 시작하였다. 그 후 한인 이민자들이 부쩍 늘어나 영어를 못해도 살 수 있게 되면서 각각 같은 업종대로 한인회를 조직하는 등 미국 사회 내에서 독특한 한인 “이민문화”를 형성해 온 것이다.
요즘 같은 때에 우리 한인들도 과연 모자이크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조금이라도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힘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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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실 연합감리교회여선교회 인종정의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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