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목회 은퇴후 트레일러 운전사로 변신한 김종덕 목사
지난 30년 간 목회활동만 해오던 70대 한인목사가 은퇴 후 트렉터 트레일러 운전사로 변신해 화제다. 주인공은 1986년부터 2015년까지 뉴욕실로암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지내다 지난해 8월 은퇴한 김종덕(72•사진) 목사.
뉴욕교회협의회 회장과 뉴욕목사회 회장까지 역임했던 김 목사는 은퇴 뒤 돌연 지난 2월 18개의 바퀴가 달린 대형 트랙터 트레일러를 운전할 수 있는 클래스A 면허증을 취득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70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도 버티기 힘들다는 트랙터 트레일러 운전대를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뉴저지 새들 브룩의 한 사무실에서 열린 트랙터 트레일러 안전교육에서 만난 김 목사는 “원로 목사로 남아서 교회에서 주는 봉급을 받으며 편하게 남은 여생을 살 수도 있었지만 힘든 이민생활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교인들의 마음을 늦게나마 이해하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가 은퇴 후 트랙터 트레일러 운전대를 잡기로 결심한 것은 10년 전 우연히 신문지면을 통해 뉴저지의 잃은 양 찾는 교회의 김명식 담임목사의 사연을 접하면서 부터다. 20년 째 트랙터 트레일러 운전사로 일하고 있는 김명식 목사는 당시 직업을 잃은 40~50대 한인 장년층들을 대상으로 무료 운전면허 취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김종덕 목사는 “예전부터 열매 없는 삶과 믿음은 헛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명식 목사님이 주중에는 트랙터 트레일러를 운전하고, 주말에는 예배를 드리며 받은 헌금을 전부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며 “저도 그리스도의 사랑과 가르침을 삶을 통해 섬기고 싶다는 마음에 은퇴 후 김 목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면허증 취득에 대해 문의했다”고 전했다.
이후 대부분 2~3번씩은 낙방한다는 면허시험을 단번에 통과한 김 목사는 중고 트랙터 트레일러를 구입해 현재는 한인이 운영하는 운송회사 KSH 익스프레스에 소속돼 일을 하고 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면 뉴욕과 뉴저지 일원의 항만 5곳으로 곧장 달려가 화물을 실은 후 미 동부지역 일대 물류창고로 운송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0~300마일, 최대 1,000마일까지 운전하기도 한다.
트랙터 트레일러의 매력에 대해 김 목사는 “남들 눈치 안보고 차안에서 성경도 읽고 찬송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직업은 없을 것 같다. 특히 자기만 열심히 한다면 수입이 괜찮아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 목사는 이어 “트랙터 트레일러 일을 시작한 뒤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며 정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난다”며 “앞으로도 평생 일하며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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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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