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 이름은 "삐삐 롱 스타킹" 이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 식구가 된 지 1년 반이 되어간다. 외동아들이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와 우울증 비슷한 증상이 있었다. 상담사는 아들을 위해서 강아지를 추천했고 친구네 강아지를 여름방학 동안 봐주면서 강아지 키우는 데 자신감을 가지게 된 나는 마침내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어릴 적 친정에서 키운 강아지가 3마리 이상이 되지만 내 머릿속에 강아지와의 즐거운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지를 않았다. 나는 그냥 강아지를 예뻐하기만 했었고 강아지들과의 추억은 친정엄마가 매일 배변시키고 산책시키면서 간직하고 계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들을 적극적으로 강아지 키우는데 참여시켰다. 아침 배변 산책과 밥 주기는 아들이 맡았다. 강아지 생식을 만들 때도 아들과 같이 책을 읽고 같이 만들었다. 여름방학에는 셸터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가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서 배우게 했다.
이제는 낑낑거리는 소리만으로 배가 고픈 것인지 쉬야가 마려운 것인지 알고 똥 질감으로 건강함을 확인한다. 주인의 눈을 보면서 놀고 싶어 하는 강아지 미소에 아들과 나도 덩달아 미소를 짓는다. 강아지 키우는 것을 반대하던 남편조차 이제는 강아지를 보면서 " 에구 아빠가 보고 싶었어." 라며 혀 짧은소리를 낸다. 심지어는 수돗물을 주는 나에게 정수기 물 줘야 한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동물의 습성을 가진 강아지를 사람의 삶에 맞추도록 훈련을 하다 보니 강아지를 최대한 이해하고 용납하게 되었고, 강아지가 나를 따르는 모습에 위로를 받으며, 서로를 맞춰 나가다보니 온 가족이 새롭게 ‘사랑’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게리 채프먼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라는 책에서도 말했듯이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줄 때 효과를 발휘한다. 남이 싫어해도 내가 원하는 걸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하는 것은 고문이 된다. 강아지에게도 강아지가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알기위해 고민하고 아들이 원하는 방식의 사랑을 주기 위해서 노력한다.
'삐삐 롱 스타킹' 때문에 가족들이 대화거리가 많아졌고 물론 아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넘쳐나게 되었다. 가끔 엄마한테 혼나도 자기편이 되어주고 무서울 땐 같이 잘 수 있는 강아지 여동생이 있어서 그런 걸까?
올해도 많은 집이 강아지를 식구로 맞이하는 것으로 고민할 것이다. 강아지를 키운다고 저절로 즐거움이 생기고 정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 키우기 위해서 서로 고민하고 훈련해 나가면서 즐거움과 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만약에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 고민할 시간이 없거나 귀찮다면 아직 강아지를 키울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