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만에 방한… 추억 소환
▶ 에너지보다 여유와 관록 과시
프런트맨 존 본 조비(53)의 환하고 길던 금발은 어느새 짧게 친 은발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잘생긴 얼굴에 깃든 멋진 미소는 여전했다. 검정 가죽 바지와 감색 긴 소매 티셔츠를 입은 그의 몸은 중년의 나이에도 늘씬했고 근육이 살짝 붙어 탄탄했다.
고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등 가창력이 살짝 불안했어도 그의 젊은 열정이 느껴진 이유다.
한자 ‘羊(양)’이 큼직하게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열심히 드럼을 때린 티코 토레스(62), 치렁치렁한 곱슬 금발을 연신 리듬에 맡기며 키보드를 친 데이비드 브라이언(53) 등 전성기 멤버들의 힘찬 연주도 추억을 소환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1980년대부터 전성기를 지키는 미국의 록 밴드 ‘본 조비’가 첫 방한공연 이후 20년 만인 22일 밤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펼친 ‘벅스 슈퍼사운드 라이브 본 조비 방한공연’은 록스타의 ‘늙어갈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사실 이날 본 조비의 구성은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기존에도 이 팀에 세션으로 참여했던 필 엑스(49)가 안정된 연주력을 선보였으나 2년 전 팀을 떠난 간판 기타리스트인 ‘록의 아이콘’ 리치 샘보라(56)의 무게감이 아쉬웠다. 그런데도 실망스럽지 않았던 이유는 록 음악과 무대 그리고 팬들에 대한 예의 때문이다.
‘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You Give Love a Bad Name)’을 비롯해 ‘본 투 비 마이 베이비(Born To Be My Baby)’, ‘레이즈 유어 핸즈(Raise Your Hands)’ 등 히트곡이 총망라됐다.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잇츠 마이 라이프(It’s My Life)’에서 플로어 석 팬들이 ‘잇츠 마이 라이프’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일제히 펼치자 그것을 넋 놓고 바라보고, ‘원트드 데드 오어 얼라이브(Wanted Dead or Alive)’ 때 팬들이 역시 다 함께 스마트폰에 내장된 플래시를 켜자 두 팔을 높이 세우고 건강한 미소로 화답하는 그의 모습을 외면하기는 힘들었다.
역시 대히트곡 중 하나인 ‘킵 더 페이스(Keep the Faith)’를 부를 때는 무대 밑으로 내려가 이 문구가 적힌 수건을 관객에게 받아와 펼치기도 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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