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기업 다니다 뒤늦게 만화가로 전업
▶ 군대 인권 다룬 ‘D.P-개의 날’도 인기
[인터뷰 - 만화가 김보통]
취직하기 힘든 세상,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계획에 없던 만화가가 된 작가가 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근 30년을 살다 뒤늦게 자신의 길을 찾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평범한 필명이 오히려 눈에 띄는 30대 만화가 ‘김보통’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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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개의 날’은 한겨레신문과 만화플랫폼 레진코믹스에 동시 연재되고 있다. 연재 초기인 2월만 해도 일평균 조회수가 5000회 정도였으나 지난 8월에는 평균 약 6만회(최고 17만회)로 10배 이상 늘었다. 독자의 70%가 20~40대 남성으로 분석되는 이 만화는 탈영을 소재로 군대 내 인권문제를 다뤘다. 실제로 헌병대 내 군무이탈체포조(D.P)에서 복무했던 작가의 경험담을 살렸는데 "슬프다” “형용할 수 없는 기분” “가슴을 후벼 판다” 등 범상치 않는 감상평이 나오고 있다. 마감에 한창 바쁜 김보통 작가를 최근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보통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
- 편견이지만 만화가답지 않게 체격이 좋다. 관리하나?
“실용적인 이유로 한다. 앉아서 일하는 직업이라 몸이 무거워지면 허리가 아프다. 몸이 공장 아니냐. 공장을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서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시간씩 운동한다. 먹는 것도 이왕이면 쓸데없는 걸 (몸속으로) 넣지 않으려 한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회사 다닐 때는 엉망진창으로 살았는데, 올해 들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 일반 기업에 다니다 만화가가 된 경우는 흔치 않다. 아버지의 암 투병이 진로 변경의 전환점이 됐나?
“어떤 부귀영화를 누리건 50대에 암으로 죽는다면 억울할 거 같더라. 그렇다고 진지한 성찰이나 미래에 대한 계획 하에 관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애시당초 아버지가 권해서 다녔을 뿐 신입사원 연수 끝나자마자 관두고 싶었다. 다시 군대에 들어간 기분이랄까. 회사 다닐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데, 만약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여전히 회사에 다니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 민감한 소재라 독자 반응이 격렬할 것 같다.
“한쪽에서는 이게 말이 되냐, 이렇게 또라이 같은 애는 없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자신이 겪은 군대 내 고통을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대다수의 부대는 괜찮다. 그렇다고 극소수냐면 꼭 그렇지도 않다. 언론에 공개되는 게 극소수일 뿐이다. 구강성교 강요당해 탈영한 사병, 하도 두들겨 맞아서 민간조사원에게 얘기했다가 오히려 더 두들겨 맞고 탈영했다 죽은 사병 등 얼마나 끔찍한 일이 많이 벌어졌는지 2014년도 사건만 검색해 봐도 알 수 있다.”(그렇다.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도 2014년의 일이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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