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 에볼라 대책 놓고 내부알력
▶ 백악관 외교 안보라인서 밀려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 유일한 공화당 출신 각료인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오바마 대통령 임기를 2년 남기고 취임 2년 만에 중도하차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백악관 수성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탕평인사 차원에서 국방 수장으로 발탁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들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면서 사실상 경질됐다.
이로써 헤이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11.4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패한 후 처음으로 단행한 내각 개편의 첫 제물이 되었다.
헤이글 장관은 이라크와 시리아내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과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는 에볼라에 대한 대책 등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 및 수전 라이스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오바마 행정부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은 중간선거가 치러지기 전부터 이미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참모들과 존 케리 국무장관, 헤이글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안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정책적으로 엇박자를 내는데다 내부 알력까지 빚고 있다는 비판론을 소개하면서 물갈이설을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며칠 전부터는 헤이글 장관이 오래 전부터 예정했던 베트남 방문을 전격 취소하면서 그의 신상에 변동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헤이글 장관은 공화당 출신 대통령 집권 시절에도 보수주의자이면서도 각종 글로벌 현안에서 대화와 협상을 앞세우는 국제론자로서 정책에 줄곧 반기를 드는 등 강한 반골기질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후 상원 인준을 받는 과정에서 공화당 옛 동료 의원들의 외면을 샀다. 헤이글 장관은 1996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당선돼 2002년 재선됐으나 2008년 불출마했다. 상원에서는 주로 외교분야에서 활동했다.
무공훈장을 두 개나 받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이면서도 반전주의자였던 그는 부시 행정부가 강행한 이라크전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애초에는 이라크전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라크에 미군 추가파병 등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제재법에 반대하는 등 유화정책을 고수했고 “유대인들의 로비가 워싱턴 정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등 반 이스라엘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공화당 소속이면서 유일하게 국방비 감축을 주장하고, 쿠바에 대한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등 당의 눈치를 보지 않아 ‘이단아’로 미운털이 박혔던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 입각한 뒤 민주당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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