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신과 육체가 잘 조화를 이뤄야 완성되지요.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워싱턴에서 전시회를 갖는 김규태 화백의 그림에 대한 철학이다. 이미 일본과 브라질에서 최고의 작가라는 명성을 쌓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전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35년간 브라질에 거주하다 7년 전 미국에 와 뉴저지에 거주하고 있다.
김 화백은 전화통화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동양화의 꿈이 미 전역에 확산되고 한인들의 삶은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고 워싱턴 한인사회에 새해 인사를 했다.
그가 그리는 그림의 소재도 복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부엉이’ ‘잉어’, ‘학’ 등이 많다.
“예술 작품은 보는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어야합니다. 거기에다 재앙과 잡귀를 차단하고 지혜, 복을 가져다주는 그림을 보면 더 좋겠지요?”김 화백은 브라질에서 우연히 부엉이를 그리게 된 동기를 이렇게 설명을 했다. 40호 화선지에 부엉이를 수묵화로 그린 적이 있었는데 그림에 반한 법무장관이 집으로 초대했다. 가봤더니 온통 집안이 부엉이 투성이었다. 그는 부엉이 때문에 자신이 성공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초대를 받아 갔던 일본에서도 많은 관광 상품이 부엉이를 소재로 만든 것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역시 부엉이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줄이었다. 어떻게 하면 웃는 모습을 그릴까 하다 눈과 입을 살짝 고쳤더니 제대로 됐다. 그는 “엄청 많이 그려 팔았다”고 회상했다. 당연히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다.
그림은 원래 소질이 있었지만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땅바닥을 화판으로, 막대기를 붓을 삼아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렸다. 그 때가 6.25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50년대와 60년대. 그는 아예 그림에 일생을 걸기로 결심했다. 의제 허백련의 제자이면서 한국 남종화의 대가인 김옥진 문하에서 수련했다. 브라질로 이민을 간 건 1984년. 모진 고생 후 처음 연 개인전은 큰 성공이었다. 현지 방송, 신문들이 동양의 신비로움을 보았다고 대서특필했다. 동양적인 화풍에 오방색(청·적·백·흑·황)의 색채를 가미한 그림은 김 화백 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다.
한 작품을 완성할 때 사실 두 번 그림이 그려진다. 밑에 먹으로 먼저 그리고 난 후 다시 색을 칠한다. 먹은 보이지 않는 한국의 정신이요, 채색은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정신과 물질의 조화를 상징하는 이런 이중 작업 기법은 어느 작품이든 마찬가지다. 김 화백은 지난 달 한국에서 친구 예술인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나 했다. 장애인을 돕는 예술인 단체 ‘CAAD’를 결성해 모금 전시회를 국회에서 열었는데 홍문종, 김정록, 정몽준 의원 등 다수 국회의원들이 찾아와 격려하고 그림을 샀다.
김 화백은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늘 하고 싶었던 봉사를 해 기쁘다”며 “미주 한인들과도 앞으로는 자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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