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S 도서관 등 아시아 전문기관에서 연구 자료들을 찾아보려 런던에 왔다가, 연화사에서 며칠 머물었는데, 인근의 켄싱톤-리치몬드 공원을 지나다가 크고 직은 사슴 떼들이 여기저기 한가하게 노니는 것을 보고, 영국인들의 자연보호와 사랑의 분위기를 부럽도록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그 곳에 사는 지인들의 초대로 작은 배를 타고 템즈강 지류와 연결되는 운하에서 몇 시간 즐길 수 있었다. ‘록’이라는 뱃길의 수면차를 풀어주는 인공 조절장치를 손으로 열고 닫으며, 상류로 올라가다 정원에서 점심을 하며 신선한 풍광을 누릴 수 있어 좋았다. 따로 방문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내친김에 아일랜드에 다녀오고 싶어 어려운 마음을 내어보았다.
현지인의 도움으로 “서부로의 탈출(Escape to the West)"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아일랜드 탐방여행팀에 합류해 보며 느낀 소감을 나누고자 한다. 수도 더불린에서는 혼자 자유롭게 시내를 돌아다녀 보았는데, 처음에는 바이킹들이 조촐하게 시작했지만, 중세기동안 가톨릭의 영광을 구가했다. 현재 유럽공통체(EU) 가운데서도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며, 세계인들에게 매력을 주고 있는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들을 소장하고, 조이스를 비롯하여 예츠와 버나드쇼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배출하며, 천여년의 문화전통을 유지하여 유네스코의 문학도시(UNESCO City of Literature)로 인정된 더블린은 학술 및 음악과 예술 공연 영역에서도 독특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쪽을 향해 달려, 섬의 중간쯤에 위치한 클론맥노이스를 들러 6세기경에 시아란 성인이 시작했던 수도원 유적지를 둘러보았다. 계속 초원길을 지나 아일랜드 서부의 대표적 도시인 갈웨이에 도착하였다.
소와 양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광활한 초원이 이어지는 평야를 보며, 아일랜드 민요와 탑댄스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듣고는, 목가적인 아련함과 아울러, 바다를 무대로 활약한 바이킹 후예들의 과감성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었는데, 다운타운 번화가에서 “敦煌(돈황)”이라는 간판을 단 중국음식점을 발견하고 해양 실크로드를 생각하며 들어가 보았다. 입구에는 ‘병사용’ 조각과 자기로 만든 공작 및 매화장식을 배치하였다. 안에는 불상을 안치하였으며, “喜迎天下客 笑納八方財(희영천하객 소납팔방재)”란 주련이 걸려있었다.
중국인이 외지에 나와 국제적 영업을 하면서, 주체성을 갖고 세계 각지로부터 오는 손님을 기쁘게 맞으며 웃음으로서 모든 곳으로부터 사람과 재물을 받아들이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아울러, 서점에 들려서는 ZEN IN PLAIN ENGLISH 란 참선수행에 대한 책과 달라이라마와 틱낫한 스님의 글들을 포함한 불교서적들이 SPIRITUALITY 란 제하의 서가에 수 십 권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국제도시의 다문화 상황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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