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원로 지리학자인 이정면(88·사진) 유타대 명예교수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아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영문저서를 선보인다.
이 교수가 오는 15일 출간하는 ‘한국의 아리랑, 한, 슬픔, 희망’(Arirang of Korea-Han, Sorrow and Hope·이지출판사)은 남북한과 중앙아시아 지역 아리랑 본고장의 탐사결과를 토대로 쓴 책이다. 이 교수는 “북측의 간청으로 북한을 방문해 수집한 자료를 담았다”면서 “아리랑이 남북통일의 문을 열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교수는 남한 아리랑의 3대 진원지를 수년간 답사해 2007년 5월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2년 뒤에는 영문판 ‘Arirang, song of Korea’를 냈다. 단순 번역서가 아니라 외국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고쳐 쓴 것이다. 이 책을 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박송일 참사관이 이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는데 조선(북한)의 아리랑이 빠져 아쉽다”고 말하며 북한의 아리랑 연구가들을 만나 달라고 요청했다. 후임자인 박철 참사관도 수차례 전화하며 방북을 주선했다. 2011년 10월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 땅을 밟았고, 1주일간 북한에 머물며 북한 학자들과 아리랑 연구 성과를 논하고 각종 자료를 건네받았다.
“북한의 아리랑 연구가들과 처음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뜻 깊은 일입니다”
북한에는 집체극(매스게임) ‘아리랑’이 상징하듯이 정치성을 띤 노래만 넘쳐나고 서민들이 부르던 아리랑에 관한 연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 선입견도 버리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방북 얼마 뒤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마을을 둘러보며 노인들로부터 아리랑 노래를 녹음해 책에 덧붙였다. 그는 “서러움의 진수는 북한 지역의 아리랑”이라고 잘라 말했다.
광주 출신인 이 교수는 서울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뒤 1960년 미시간대에 유학, 토지이용 계획과 인구론 등을 전공해 문화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말레이시아 말레이대, UCLA를 거쳐 1972년 유타대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의 고대 이민사와 미국 중서부 지역에 정착한 한인 광산노동자의 역사 발굴 등에도 천착해 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