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일이다. 50세 된 남자가 한 달 넘게 마른기침이 계속돼 찾아왔다. 그 동안 서너 군데 개인 병원을 찾아가 호흡기 앨러지 혹은 기관지염으로 진단받고 치료 받았는데 전혀 차도가 없어서 폐 X-ray와 폐 CT까지 찍고 피검사도 했으나 다 정상으로 나왔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을 지인에게 토로했더니 본원을 소개했다며 내원하였다.
“하루 중 언제 기침이 심한가?”하고 물었더니 누워 잘 때나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간질간질하여 기침이 더 심해진다고 했다. 그러면 위는 아프지 않느냐고 했더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진료 후 소견으로는 폐 X-ray나 CT상 전혀 문제가 없고 누워 잘 때 심한 것으로 보아 자는 동안 위산이 식도로 역류, 후두를 자극하여 만성기침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아야 했다. 위는 위암 등 위장장애가 있어도 통증을 못 느끼는 수가 많기 때문에 비록 위가 아프지 않다 하더라도 위산 역류로 인한 만성 위염일 가능성이 크며 위 내시경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자는 지금까지 위는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고 소화도 잘 되는데 왜 내시경이 필요한 지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음 검사는 뭘 해야 하는지 물었다.
나는 “위가 원인일 것으로 보기 때문에 위 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위암이 3기가 되어도 전혀 불편하다고 못 느끼는 사람이 많고, 40세가 되면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을 해 보아야 하며, 환자에게 꼭 검사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그 후에 위장약을 복용하면 위산 생산이 줄어들면서, 기침 또한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대뜸 환자가 “그럼 위장약 처방을 해 달라”고 한다. 다시 환자에게 만약 위 내시경을 안 하고 위장약을 복용하면 일단 증세가 많이 좋아지기 때문에 환자들은 위 내시경을 안 하려고 하고 만약 위암이 있는 경우 수개월 간 위암을 키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약 30분의 설득 끝에 환자는 위 내시경을 하기로 동의했다. 검사 결과는 놀랍게도 위 중간 부위에 약 7cm 정도 되는 대단히 큰 위암이 발견됐다. 환자는 경악했다. “나는 위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는데…”라며 사색이 되었다.
다행히 폐와 복부 CT 촬영 결과 다른 부위로 전이는 없어서 수술을 통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이 환자는 위암 3기로 수술이 가능하였으며 만약 전이가 있었다면 위암 4기로 거의 수술이 불가능했다.)
이 경우에서 보듯 위암은 3기가 지나도 전혀 증세가 없는 경우가 허다해 많은 분들이 시기를 놓친다. 필자는 누워 잘 때 마른기침을 하는 환자를 위 내시경을 해서 위암을 찾은 케이스가 많다. 비슷한 증세를 가지는 분들은 꼭 위 내시경을 받아 보시기를 권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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