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2일로 예정된 중간선거에 출마할 민주당과 공화당의 연방 상·하원의원 및 주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이 14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난 2월부터 본격 시작된 경선은 18일 하와이만을 남겨두고 있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하원 전체와 상원(100석)의 3분의1, 주지사·시장 등 주요 공직자를 새로 뽑음으로써 행정부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띠고 있다. 올해는 하원 435석과 상원 37석, 주지사 37명이 선거대상이다.
델라웨어 9선 등 거물급 대거 낙마
공화, 하원·주지사 과반 확보 유력
실업률 등락·경제문제 ‘최대 변수’
△여야 주류층 `고전’= 유권자들의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 욕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워싱턴 실세들에 대한 반감 여론이 상승하면서 연임에 나선 거물급들이 낙마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지금까지 예비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현역의원은 공화 5명, 민주 3명 등 8명이다. 이들 중에는 3선의 로버트 베넷(공화·유타) 상원의원, 14선의 앨런 몰러헌(민주·웨스트버지니아) 하원의원, 9선의 마이크 캐슬(공화·델라웨어) 하원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AP가 시장조사기관 GfK와 공동으로 실시해 지난 5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36%만이 중간선거에서 현역의원의 재선을 희망했다.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의 지난 6월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중간선거에서 현역의원을 다시 뽑겠다는 응답이 29%에 불과한 반면 다른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응답은 60%에 달할 정도로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컸다.
언론은 예비경선에서부터 반기득권, 반현역, 반워싱턴 정서가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티파티·페일린 효과=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Tea Party)와 차기 공화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을 뒤흔들었다. 티파티가 후원하거나 페일린이 지지선언을 한 후보들이 공화당 주류층이 민 후보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AP와 워싱턴포스트는 델라웨어 등 티파티 지지후보가 출마한 공화당 경선 지역구의 대결을 `티파티 대 공화당’ `공화당-보수주의 분열’로 묘사했으며, 월스트릿 저널 등은 티파티 지지후보를 `반란자’(insurgent)로 표현하기도 했다.
페일린은 티파티 지지후보 24명과 주류층 지지후보 19명 등 43명(여자 23명, 남자 20명)에 대해 지지선언을 했으며, 이중 20명이 이기고 10명이 패했다. 나머지 13명은 경선이 없는 지역구 후보들이다.
작은 정부와 세금감면 등을 강력히 주장하는 등 정치적 이념이 서로 비슷한 티파티와 페일린은 공화당 경선의 흥행바람을 일으켰다.
◇공화당 `대승 전망’ 많아= 최근 실시된 상당수 여론조사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안팎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11월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중 53%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반면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0%로 그 격차가 13%포인트에 달했다.
중립적 선거조사 사이트인 ‘파이브써티에이트’는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 상원 100석 중 민주당이 52.1석, 공화당 47.5석, 무소속 등 기타 0.4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원은 435석 중 공화당 225.3석, 민주당 209.7석으로, 주지사는 공화당 30.1명, 민주당 19.6명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될 경우 공화당은 하원에서 과반(218석)을 확보하며 다수당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 주지사 역시 전체 50명 중 30명 이상으로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상원은 비록 과반에는 못 미치지만 현재보다 6∼8석을 늘림으로써 민주당을 확실히 견제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 `반전’ 기대=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것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세금문제 등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에 `호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역전극까지는 아니지만 상실 의석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우선 예비경선에서 영향력을 입증한 티파티의 `반란’을 들 수 있다. 경선에서 떨어진 티파티 지지 예비후보들이 제3의 후보로 11월 본선에 나가면 공화당 지지층이 분열돼 경합지역구에선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할 수 있다.
또 티파티 지지 후보들이 교육부·상무부 폐지,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저소득층 의료보험)의 단계적 폐지, 연방 소득세의 판매세로의 전환 등 ‘극단주의’(extremism) 정책을 강력히 주장할 경우 중도온건 성향이거나 무당파인 유권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9.6%에 달하는 실업률의 등락이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열린 델라웨어 연방상원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크리스틴 오도넬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
지난 12일 미주리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티파티 지지자 집회 장면. (AP)
<티파티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경제난 타개를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7,870억달러의 경기 부양자금을 투입하자 이에 반대하는 몇몇 시민들이 일반 납세자들간 연대 구축을 위해 만든 일종의 시민 불복종 운동이다. 2009년 세금신고 마감일인 4월15일을 기해 전국 500여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 집회를 전개하며 시작됐다.
`티파티’란 명칭은 영국의 지나친 세금 징수에 반발한 미국의 식민지 주민들이 인디언으로 위장해 1773년 12월16일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차 상자를 바다에 버린 사건으로 미국 독립전쟁의 불씨가 된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에서 따왔다.
2010년 3월27일 네바다를 시작으로 세금마감일인 15일 워싱턴 DC까지 이어지는 조세저항 47개 도시 릴레이 집회를 개최했다. 이때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기조연설자로 내세우면서 티파티 운동은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중도 유권자들로부터 극단적 보수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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