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 한인남성들 실직 후 변신 많아
아내는 직장에… “역할 바꿔 아이 돌보죠”
글렌데일에 사는 한인 김모(40)씨는 최근 회사에서 해고된 뒤 풀타임 ‘아빠’로 변신했다.
대형 건축회사에서 연봉 9만달러를 받으며 회계담당 매니저로 근무했던 김씨는 다행스럽게도 해고 후 가주 고용개발국(EDD)으로부터 한 달에 그로스로 1,900달러씩 1년6개월 동안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됐고 풀타임 맘이었던 아내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주류 은행에 취직해 한동안 직장을 구하지 않고 육아에만 전념키로 했다.
김씨는 “초등학생인 두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풀타임 아빠 역할에 만족한다”며 “아이들을 케어 하는 일에 전념한 뒤 경제사정이 나아지면 직장에 다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직장에서 해고돼 ‘풀타임 아빠’가 되는 한인 남성들이 늘고 있다.
어렵게 일자리를 찾느니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 또 그동안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지출이 불가피했던 차일드 케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족 간 유대강화 효과도 볼 수 있어 풀타임 아빠 역할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다.
물리치료사로 일했던 박모(35)씨도 최근 직장에서 해고통지를 받은 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박씨는 “어차피 지금 새로운 일을 찾으려고 해도 조건이 맞는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장기 휴가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당분간 풀타임 아빠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그림 이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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