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3040세대들 사이에 때 아닌 ‘컴맹탈출’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는 ‘컴퓨터를 능숙히 다룰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어서 대표적인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제대로 배우려는 30~40대 한인들이 늘고 있는 것.
특히 요즘은 직업전선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몇몇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하고 포토샵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감봉, 실직 등으로 이직을 생각하는 3040세대가 이러한 분위기와 맞물려 때 아닌 ‘컴맹’으로 전락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지난 5~6년간 육아나 가사문제로 직업전선에서 떠나 있었던 30~40대 가정주부들의 직장 복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34)씨는 지난달 말부터 동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엑셀 프로그램 강좌를 수강중이다.
남편의 갑작스런 감봉으로 가정 경제가 타격을 받자 사무직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으나 대다수 업체에서 오피스 소프트웨어 사용 능력을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뒤늦게 컴퓨터 클래스를 수강하기에 이르렀다.
김씨는 “직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기 전인 5년 전까지만 해도 워드프로세서 정도만 사용할 줄 알면 사무직을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으나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며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배우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컴퓨터를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인타운에 있는 피오피코 도서관에서 포토샵 관련 서적을 대출했다는 박모(32)씨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이직을 고려중인데 관심 있는 분야에서는 파워포인트 등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동료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회사를 옮기려면 컴퓨터부터 먼저 배워라”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전했다.
<김동희 기자>
<그림 이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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