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에 버젓이 이름 올려 유학생 등에 접근
“영어도 배우고 비자도 해결”
수수료 요구 들통
미군 입대 모병관을 사칭한 영주권 사기행각이 등장,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군을 제대하고 얼마 전 유학차 도미한 S씨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미군에 입대하면 영주권을 준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기억을 떠올렸다. 미군에 입대하면 영어도 배우고 영주권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S씨는 한국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모 검색 사이트에서 ‘학생비자로 입국했어도 입대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재미동포라는 K모병관의 이메일 주소가 떠 있었다.
S씨는 이 모병관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입대 가능성을 문의했다. 답은 친절하게도 다음날 바로 왔다. 모병관은 “귀하의 한국군 경력이면 적임자다. 입대하면 6개월 교육과정에서 배울 수 있고 영주권은 군에서 신청해 준다. 우리가 먼저 선별한 후 추천하면 전부 입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병관’의 답변에 신뢰감과 함께 희망을 얻은 S씨는 바로 구체적인 절차와 입대방법 등을 물었다. ‘모병관’의 답은 역시 다음날 날아왔다.
이 모병관은 먼저 신원조회를 거친 다음 신청서 작성, 비자 변경, 노동허가 신청, 입대 훈련, 영주권 신청 등의 향후 절차를 알려왔다. S씨가 ‘신원조회’를 위해 여권과 비자 사본을 스캔해 보내자 “귀하의 서류는 조회가 끝나 변호사가 검토한 결과~ 접수를 받기로 했다. 이민국에 비자변경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며~”라는 OK 사인이 왔다. 그리고 그 밑에는 변호사, 비자변경 신청, 경력 조회, 보증보험, 신청비, 노동허가 신청, 입교 신청, 건강보험, 영주권 신청 등의 명목으로 1만5,000여달러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이 모병관은 소요경비는 3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지불하는 것이라며 1차분 6,500달러를 먼저 내라고 주문했다. 갑작스런 거액의 경비 요구에 S씨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지인들에 물어봤다. 그리고 변호사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돌아온 대답은 “사기다. 응하지 말라”였다.
S씨의 경우 다행히 ‘경비’ 지불 직전에 피해를 모면했지만 상당수의 한인 피해자가 있을 것으 로 추산된다. 한인 모병관 정동수 중사는 “매브니 프로그램으로 입대 때 6개월이면 시민권을 받을 수 있으나 수속비는 들지 않는다”며 “경비를 요구하는 것은 사기로 보이며 이미 한인 모집은 정원이 넘쳐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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