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아메리카 거액 부실사태로 본
미국내 한국계 은행 문제점
부실대출 급증 등으로 진출 3년도 안돼 한국으로부터 5,000여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지원받은 신한뱅크아메리카(행장 김명철)의 부실 경영(본보 11일자 1면 보도)은 수년째 계속돼온 한국계 은행들의 고질적인 병폐와 한계라는 지적이다.
관계자들은 막대한 부실대출로 영업중단 명령을 받은 지난 1994년의 가주 서울신탁은행을 비롯해 지금은 철수한 한국계 지점 등 대부분의 한국계 은행들이 현지 비즈니스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영업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었음을 상기시키면서 한국 본점의 미 현지법인에 대한 영업방침과 현지 법인들의 경영진 및 이사진의 획기적인 변신이 따르지 않는 한 이같은 전철은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신한아메리카 부실경영의 직접적인 원인인 부실대출 증가도 한국 본점 출신들이 현지 사정을 알만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등 잦은 교체로 현지 시장을 잘 알지 못한 채 대출을 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로컬 한인은행 관계자는 “종종 한국계 은행 대출 간부가 상업용 부동산의 감정과 건물 수익률 분석 등 대출에 필요한 기본적인 노하우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로컬 한인 론 오피서와 몇년만 근무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한국계 은행 론 오피서는 대출지식뿐만 아니라 정신 자세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아메리카는 현재 행장을 비롯, 최고대출책임자(CC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지역 본부장, 부본부장 등 핵심 보직 인사들이 모두 통상 3년 임기의 한국 본점 출신들이다. 신한아메리카의 한 전직 로컬 한인 직원은 “로컬 직원들은 주요 결정에서 배제당하고 간부직에 대한 승진 기회도 박탈당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본점 파견 간부들이 미국 근무를 한국본점의 더 좋은 보직을 위한 디딤돌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한국 보직을 생각하다 보니 무리하게 실적위주의 영업을 펼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관계자들은 또 한국계 은행 이사진의 효율적인 감사기능 미비도 부실경영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아메리카의 이사진의 경우 교수, 공인회계사, 한국 본점 출신 2명, 전직 투자은행과 감독국 출신의 미국인 3명 등으로 출신지도 모두 미 동부지역이다. 이는 신한은행 영업의 대부분이 한인 비즈니스이고 미 서부지역에 상당한 비중이 있음을 감안할 때 비효율적인 구성이라는 지적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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