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性) 정체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소녀 카스터 세메냐(18)가 남성과 여성의 성적 특성을 모두 지닌 양성자(兩性者)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남아공 일간지 더 타임스는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인용, 세메냐에 대한 성 판결검사 결과 세메냐가 자궁과 난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앞서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수치가 일반 여성에 비해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메디컬 검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세메냐의 몸에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는 고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IAAF는 이에 따라 세메냐의 향후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열린 베를린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부문에서 세메냐가 딴 금메달을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나 남아공 내부의 반발 여론을 의식,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IAAF는 세메냐가 베를린 대회에서 우승한 뒤 남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남아공 육상연맹에 성 판별검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IAAF의 이런 조치는 성 차별 논란 속에 남아공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의 거센 반발을 야기하며 오히려 세메냐가 남아공의 영웅으로 떠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언뜻 남자로 여겨질 정도의 얼굴 생김새와 근육질 몸매, 그리고 저음의 목소리로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세메냐는 최근 남아공의 한 패션잡지에 화려한 드레스로 치장한 채 모델로 등장, 여성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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