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딱 1년 전 서울 청계 광장은 “일찍 죽기 싫어요”를 외치는 10대 소녀들로 가득 찼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는 정부 발표에 때맞춰 이를 허용하면 한국민이 모두 광우병에 걸려 죽는다는 인터넷과 일부 언론 보도를 듣고 달려 나온 것이다.
반미 친북 운동에 앞장섰던 수많은 단체들은 이것이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참패를 만회할 절호의 찬스라고 판단,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 대책회의’라는 긴 이름을 걸고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이들의 선동에 넘어간 수많은 시민들의 촛불 시위로 수도 서울의 질서는 100일간 엉망이 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멀쩡히 먹고 있는 미국 쇠고기를 놓고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억지 주장으로 난리가 난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장기 시위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손실만도 수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산 쇠고기는 한국 시장에서 호주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고 최고급 호텔 식당 메뉴에 올라 있다. 이를 먹다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물론 없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에 앞장섰던 전교조와 민주노총은 성폭력 은폐 스캔들로 지도부가 제명되는 등 비틀거리고 있고 이들을 지원했던 386 세력은 이광재의 구속 수감에 이어 노무현 스캔들로 사실상 와해 상태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를 가지고 한국을 난장판으로 만든 세력 중 그 누구도 자신의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한 사람은 없다. 이중 가장 가관인 것은 고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날조하고 문제가 되니까 ‘언론 자유’의 보호막 속으로 숨으려는 일부 언론인이다.
MBC는 1년 전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에 이른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선동적으로 방영했다. 제작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으로 죽지 않은 사람을 마치 광우병으로 죽은 것처럼 꾸미는가 하면 광우병 소가 아닌 ‘주저앉는 소‘(다우너 소)를 광우병과 같은 것인 양 오도하는 등 숱한 왜곡을 저지르고도 이에 대한 해명 없이 검찰이 수사만 하려 하면 ‘언론 탄압’을 내세우며 물리적으로 저항해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폭넓게 보장된다. 자유로운 언론 없이 공직자의 부패를 밝혀내거나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사람이 가득 찬 극장에서 “불이야”를 외쳐 인명 피해를 내고도 언론 자유를 내세워 책임을 모면할 수는 없다. 허위 보도를 내보낸 MBC 제작진들은 지금이라도 어째서 이런 방송이 나가게 됐는지를 명백히 밝히고 진심으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애국심은 악당들의 마지막 피난처’란 말이 있다. 광우병 파동을 계기로 ‘언론 자유는 엉터리 언론인의 마지막 피난처’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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