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마음이 아파요. 어린아이 뒤에 태우고 가는 여자가 위협이 되면 얼마나 된다고 경찰이 총을 쏩니까?”
남가주 한인사회의 한 올드타이머가 신문사로 전화를 해서 비통함을 토로했다.
지난 10일 새벽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수지 영 김(37)씨 사건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김씨 부모가 남가주에서 수십년 살아온 올드타이머인만큼 지인이 많고, 그만큼 이번 사건의 충격 파장은 크다.
앞의 올드타이머는 자녀들이 숨진 김씨와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 한 집안 식구처럼 잘 아는 사이. 그의 가족들은 요즘 충격으로 정신이 멍한 상태라고 했다.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13개월 된 딸을 뒤에 태우고 밤길을 운전 중 어떤 이유에선지 경찰의 정지명령을 받았고, 어떤 이유에선지 이를 무시하고 도주를 했다. 그리고 30분가량의 추격전 끝에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는 막바지 상황에서도 김씨는 도주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때 경관이 발포를 했다는 것이 이제까지 알려진 내용이다.
김씨가 끝까지 도주하려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경찰이 어떤 위협을 느꼈기에 총을 쏜 것인지 현재로서는 자세히 알 수가 없다. 김씨가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도주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러다 보니 (자신이) 체포되면 아이를 빼앗기리라는 두려움에 끝까지 저항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도주 이유가 무엇이었든 한인사회는 분개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해서 법정에 넘기는 게 임무 아닌가? 경찰 여럿이서 아이 태운 여성 하나를 못 당해 총을 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다”는 것이다.
한인들이 “경찰을 이해할 수 없다”며 내세우는 의문은 두 가지다. 자동차 타이어에 총을 쏘아 경고만 하면 될 일을 왜 사람을 쏘았는가. 손이나 다리 같이 생명에 지장 없는 부위를 쏘면 될 것을 왜 가슴을 쏘아 사람을 죽게 하는 가.
경찰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타이어에 총을 쏴서 펑크가 나도 차는 달린다. 극도로 흥분한 용의자가 펑크 난 차를 몰다보면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슴에 총을 쏘는 데 대한 설명은 이렇다. 용의자가 반항하는 상황에서 부위를 정해 총을 쏘기는 어렵다. 게다가 용의자가 총을 소지하고 있을 경우 팔이나 다리에 총을 맞아도 계속 총을 쏘며 저항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경찰은 일단 총을 쏘면 가슴을 쏘고, 그 후에도 용의자가 반항하면 머리를 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LA경찰국의 한 경관은 말했다.
“(한인들이)혹시 도주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제발 조용히 항복하십시오. 체포 되더라도 목숨을 구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한인사회는 사건에 대한 수사가 철저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목소리를 모아야 하겠다. 아울러 모두 다짐할 것이 있다. 혹시라도 경찰과 마찰이 생기면 첫째도 행동 조심, 둘째도 행동조심이다. 의심 살 만할 행동으로 경찰에 총격의 빌미를 줘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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