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타운내 한 고기전문 식당은 불경기로 인해 매출이 급격히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와중에 꾸준히 찾아오는 한 단골손님이 있었는데, 이 손님의 태도가 문제였다. 자기보다 높은 연배의 종업원들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물론, 사소한 일들로 시비를 걸며 모욕을 주기 일쑤였다. 보다 못한 식당 매니저는 손님에게 “이런 태도의 손님은 받을 수 없다”며 서비스 제공을 거절했다. 단골손님 한명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손님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매니저의 이 같은 태도는 종업원들에게는 큰 감동을 줬다.
이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인 여성 김모씨는 “이렇게 자기 사람을 지켜주는 매니저라면 끝까지 믿고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고객 한명은 잃었지만 대신 자기와 함께 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은 것이 분명했다. 지난 5년간 여러 지점을 가진 체인 식당으로 빠르게 성장한 일식 도시락 전문 ‘와우 벤토’(Wow Bento)의 이재호 사장은 손님들에게 기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먼저 기분이 좋아야 한다고 말하고, 사업에 성공하고 싶다면 먼저 사람에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비단 식당 뿐 아니라 어느 업체든 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내 일처럼 회사 일에 매달릴 때 사업이 번창한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회사의 이익’이 ‘직원의 이익’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포춘’(Fortune)에 의해 미국 내 최고 직장으로 선정 된 ‘NetApp’, ‘에드워드 존스’, ‘보스톤 컨설턴트’ 등은 이 같은 원리 원칙을 가장 잘 적용한 사례를 보여준다.
회사 수익에 따른 정당한 이득 분배는 기본이며, 자택 컴퓨터 근무도 허용하는 등 업주 입장에서가 아니라 직원 입장에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다. 아침식사를 제공하며 사내 피트네스 센터를 마련하고 비 흡연 직원들에게는 포상을 하는 등 직원들의 건강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자상함’을 보여준다. 직원들이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평생직장으로 여길 것이 당연하다.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타운내 많은 업체들이 직원들에게 고통을 분담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업주와 직원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희생을 요구하기에 앞서, 이전에 ‘잘 나가던’(?) 시절에 직원들에게 어떤 혜택을 나눠줬는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호황기 때 직원들은 나 몰라라 혼자서만 ‘재미’를 봤던 악덕 업주라면 어떤 직원이 회사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싶겠는가.
정지원의 시이자 안치환의 노래 제목인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라는 말처럼, 사업의 현장은 물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바로 사람이다. 돈 몇 푼을 얻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잃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 한인 업주들이 이 사실을 늘 명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홍지은/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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