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쯤으로 기억된다. 겨울이라기보다는 늦봄 같이 훈훈한 날이었다.
햇살이 너무 따사로워 무심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30대 초반의 여성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옆에는 4세 정도 되어 보이는 눈이 아주 동그란 앙증맞은 여자아이가 예쁜 재킷을 입고 서있었다.
상담실로 안내하는데 조금 그늘져 보이는 그의 표정이 왠지 안쓰러웠다.
그래서 상담 내내 그녀가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농담도 하고 배려도 많이 했다. 이심전심인지 그녀도 처음보다 많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이 보였다.
여자 혼자서 어린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특히나 미국 이민생활에서 말이다.
그녀는 경제적인 면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으나 아이에게 아빠라는 존재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재혼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들 모녀를 바라보며, 너무나 귀여운 딸을 위해서라도 그녀에게 딱 맞는 배우자를 찾아 주리라 생각했다. 본의든 타의든 상처받은 마음에 위안과 평안을 주기 위해 그리고 천사 같은 그 꼬마를 위해서였다.
머리에 떠오르는 몇몇 남성 회원들의 프로필과 가정환경 등을 살펴보고 난 후 한 후보를 골라냈다. 상대방 남성은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으나 성실하고 심성이 아주 착한 스몰 비즈니스를 하는 분이었다.
자기는 아이들이 없으니 상대방의 자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항상 말을 하는 분이었다.
그들을 소개시켜 주고 몇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 여성이 다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런데 그 뒤에서 그 남성이 꼬마를 꼭 껴안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이 결혼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요즈음 재혼을 생각하는 분들의 최대 고민은 상대방의 자녀문제이다. 결혼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자녀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종종 재혼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그 천사 같은 아이들이 무슨 책임이 있겠는가. 다 어른들의 책임이다.
재혼 상대를 소개하면서 상대방에게 자녀가 있다고 하면 손사래를 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사랑하고 위한다면 그의 아이들까지 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재혼을 앞두고 진정으로 생각할 부분이며 또 껴안아야 할 부분이다.
여생을 같이 하기에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적임자를 만났다면, 그래서 사랑한다면 그의 모든 것을 포용해 주는 게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재혼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히 말씀드리고자 한다. 외적 조건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과 배려라고.
아름다운 모녀에게 사랑의 둥지를 만들어준 남성과 사랑의 둥지를 찾은 모녀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레이스 권
웨디안 커플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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