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1%로 낮췄다는 뉴스가 뉴욕증권거래소의 TV화면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FRB 금리인하 배경 및 전망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지표금리 제도를 도입한 195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로 끌어내렸다.
미국은 닷컴버블이 붕괴되고 9.11테러 발발 직후, 경기부양을 위해 2003년 6월부터 2004년 6월까지 1년간 연 1%의 금리가 유지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금융시장 분위기는 2003년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기대효과는=FRB는 신용경색으로 시중에 자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자 지난해부터 금리를 가파른 속도로 인하해 왔고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까지 매입하면서 자금공급을 확대해왔다. 또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등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지만 막힌 돈줄은 풀리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남는 돈을 빌려주고 싶어도 상대방이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돈을 융통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이 무너진 이상 FRB가 시중에 아무리 많은 유동성을 공급해도 자금순환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FRB가 금리를 사상 최저수준까지 낮춘다고 해서 당장 자금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돌변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금리인하 조치가 실물부문과 경제주체들에게 가져다주는 심리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또 일정수준 이상의 신용도를 보이는 금융회사들과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FRB도 이번 금리인하를 통해 자금 시장이 단번에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시장 주도권 상실=애널리스트들과 주요 언론들은 금리인하 폭을 0.25∼0.75%포인트로 내다봤지만 이날 회의가 임박해서는 예측의견이 0.50%포인트로 압축되는 분위기였다.
0.25%포인트의 인하는 너무 박한 편이고, 0.75%포인트를 낮추는 것은 과도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금리인하 폭이 성에 차지 않으면 시장의 반응은 더욱 난폭해진다는 것이 최근까지의 학습효과다. 중앙은행이 시장 분위기를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모양새다.
▲우려되는 유동성 함정=전문가들은 정책금리가 연 1%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지면 사실상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든다는 견해를 나타내 왔다.
유동성 함정은 정책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자금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경기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경기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없어 함정에 빠진다는 것.
90년대초부터 10년간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은 정책금리가 1%를 밑돌면서 유동성 함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03년 6월부터 1년간 연 1.00%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FRB는 이후 2004년 6월부터 가파른 금리 인상을 통해 2006년 6월에는 연 5.25%까지 끌어올렸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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