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오바마가 이긴다면 힐러리는 잠재적 러닝메이트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힐러리 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첫 번째로 꼽히는 부통령 후보는 오바마.
경선전이 치열해지면서 상당히 많은 주와 중요한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고, 젊은층과 흑인계 유권자 등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에게 러닝메이트를 제의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문제는 오바마가 이를 수락하느냐 하는 것 뿐이다.
힐러리의 러닝메이트로 꼽히는 다른 사람들은 에반 베이흐 인디애나주 상원의원과 테드 스트릭클랜드 오하이오 주지사, 톰 빌삭 전 아이오와 주지사 등이다.
주지사를 거쳐 상원의원이 된 베이흐는 나대지 않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중서부 공화당 강세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아주 좋은 부통령 후보감으로 평가되지만, 본선에서 인디애나주의 득표율을 올리는 정도 이외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스트릭클랜드 주지사는 본선 전략지역인 오하이오를 얻는데 힘이 될 것이란 점에서 다음달 4일 ‘미니 슈퍼 화요일’ 오하이오 경선에서 힐러리가 승리한다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별다른 약점도 없다.
빌삭 아이오와 전 주지사도 힐러리가 비록 아이오와 경선에서 3위에 그쳤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데다 힐러리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것으로 꼽힌다.
오바마측에서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이라크 전쟁에 강력히 반대해온 잭 리드 로드 아일랜드 상원의원이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꼽히지만 지명도가 약하다는 게 흠이다.
앤서니 지니 전 중부군사령관도 중동 등 전략지역을 잘 아는 군사전문가이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이라크 철군 등을 깔끔히 마무리하기 위해 부통령 후보로 적격이지만, 정치를 잘 모른다는 단점이 있다.
오바마의 외가 쪽 고향인 캔자스주의 캐틀린 세벨리우스 주지사는 여성으로 힐러리를 지지했던 여성표를 흡수할 수 인물이라는 점에서 부통령 후보로 꼽히고 있고, 오바마를 강력히 지지해온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와 제임스 웹 버지니아 상원의원 등도 러닝메이트로 거론된다.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메케인 상원의원의 러닝 메이트로는 존 튠 사우스 다코타 상원의원, 팀 포렌티 미네소타 주지사, 마크 샌퍼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흑인인 마이클 스틸 전 메릴랜드 부지사, 여성인 사라 팔린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열거했다.
민주당 정치 거물인 톰 대슐을 물리치고 상원의원에 오른 튠은 나이가 47세로 젊은데다 매력이 넘치는 신예로 전국적 인기몰이에 적임자로 꼽히고 있지만, 정.부통령 모두 상원의원 출신이 나설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다.
포렌티와 샌퍼드 주지사는 모두 매케인이 어려웠던 시절부터 흔들리지 않고 그를 든든히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부통령 후보 지명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전국적 지명도가 낮다는 게 약점이다.
스틸 전 부지사는 공화당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흑인 정치인으로 메릴랜드 부지사를 지내고 2006년 상원의원에 도전했다 실패했지만,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 대항마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여성인 팔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대단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힐러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공화당의 부통령 카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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